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완만하게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저유가, 주택·주택시장 회복, 이란 핵협상 잠정 타결 등 경기회복에 긍정적인 요인들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경기 낙관론을 유지했다.
정부의 경기 낙관론은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경기 진단과는 사뭇 다르다. KDI와 민간 경제연구소 등은 최근 우리 경제가 수출 등을 이유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 정부와의 시각차를 드러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최근 경제동향 4월호'를 펴내고 "최근 우리 경제는 유가 하락으로 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고용 증가세가 확대되고 설이동효과 등 일시적 요인으로 주춤했던 산업 생산이 반등하는 등 완만하게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사진/뉴시스
기재부는 2월 고용시장은 기저효과 심화에도 상용직을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세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3월 소비자물가도 석유류, 농산물 가격 안정 등 공급측 요인으로 0%대 상승률을 보였으나, 근원물가는 2%대 상승세를 지속했다고 평가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우회적으로 일축했다.
2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았던 자동차 등 생산이 반등하고 반도체 중심으로 IT생산이 증가해 전월보다 2.6%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도 설효과와 주택·주택시장 회복세 등에 힘입어 전월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2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해 3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선행지수(순환변동치)도 0.6포인트 상승해 경기 개선세에 힘을 실었다.
다만 3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물량이 증가했으나 국제유가 안정에 따른 석유제품, 석유화학제품 등 단가 하락 영향으로 4.2% 감소했다. 반면에 무역수지는 흑자를 이어갔다.
3월 국내금융시장은 기준금리 인하와 유럽중앙은행(ECB) 양적완화 시행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등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코스피지수도 상승했다. 환율은 원·달러 및 원·엔 모두 소폭 올랐다.
3월 주택시장은 매매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상승했다.
기재부는 이러한 요인들을 바탕으로 "엔화 약세, 세계경제 회복세 지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저유가 및 주택 등 자산시장 회복이 점차 소비·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향후 경기회복의 긍정적 신호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경제동향과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외적 충격에 대한 선제적 시장안정 노력과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경기회복세가 공고화되고 이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경제체질 개선과 유효수요 창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KDI를 비롯해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시각은 다소 다르다. 정부의 판단과는 다르게 올 들어 4개월째 감소하고 있는 수출 등을 이유로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KDI는 지난 8일 'KDI 경제동향 5월호'에서 "최근 관련 지표들이 내수의 점진적 개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경제전반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KDI는 1분기 국내총생산이 전기대비 0.8% 성장한 것에 대해서도 "전분기(0.3%)의 부진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시사하는 정도의 반등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하면서 정부의 판단과는 다르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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