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민연금기금이 직면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재정목표를 '향후 적립률 몇 % 이상 유지'의 형태로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DI는 17일 'KDI FOCUS 국민연금 재정목표와 기금운용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이란 보고서를 펴내고 "국민연금기금이 직면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금운용 전문가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는 재정목표가 부여한 역할범위 내에서 구현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국민연금공단 모습/사진 뉴시스
KDI에 따르면 현재 국민연금기금은 전문성과 책무성 모두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데도, 그동안 이뤄졌던 제도개선안들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는 국민연금기금이 금융투자자들의 이해나 정부의 경기부양 목표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따라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전문성 제고와 함께 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책무성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민연금제도의 장기적 재정목표가 전제돼야 한다는 게 KDI의 주장이다. 이는 장기적 재정목표가 정립돼야 기금운용 전문가들에게 대략의 역할범위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KDI는 이에 따라 "우선 국민연금 재정목표를 '향후 적립률 몇 % 이상 유지'의 형태로 분명히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상위 수준에서 기금운용의 역할범위를 설정해 운용주체의 재량을 넓게 허용하되 한도를 정하는 것이다.
KDI는 "연금제도의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국민연금심의위원회가 이를 주기적으로 천명할 것을 국민연금법에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금운용위원회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DI는 "민간금융전문가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상설화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독립시킨 기금운용본부의 실질적 이사회로서 감시와 통제 기능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DI는 기금운용위원회를 포함한 기금운용 의사결정 전반을 금융부문 전문성을 가진 외부 기관이 감독하는 방안도 내놨다. 또 기금운용위원의 의무와 미이행 시 법적 책임의 내용도 법조항에 명시해야 하며, 향후 기금운용공사의 내부 경쟁증진이나 평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기금운용위원회의 권한 역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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