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8년6개월 만에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국내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연간 수주목표를 달성하고 꾸준히 흑자기조를 유지해왔지만 올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앞서 적자를 기록했던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같은 길을 걷게 됐다. 다만 손실액 대부분이 일회성 비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부터는 다시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4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 했다고 1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4861억원으로 10.4% 늘었고, 당기순손실은 1724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영업손실 대부분은 일회성 비용이 차지했다. 지난해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금 300억원과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추가근무 수당 개편으로 400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사용됐다.
여기에 글로벌 해운시황 악화로 드릴십 등 발주물량 인도를 미루는 선주들이 늘면서 1000억원의 장기 매출 채권 대손충당금도 발생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장기 매출 채권 대손충당금의 경우 나중에 선주가 배를 가져갈 때 다시 매출로 잡히는 부분”이라며 “해당 프로젝트를 완료하기 위해 장부상 손실로 잡아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가량 감소한 14억달러를 기록했다. LNG선과 유조선 등 총 8척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차기 사장 선임이 지연되면서 수주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탓이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적자전환이 정성립 사장 취임에 따른 '빅배스'라는 주장도 나온다. '빅배스(Big Bath)'는 경영진 교체에 앞서 전임자의 실적 부진을 미리 반영해 신임 경영진의 공적을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때문에 2분기부터는 다시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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