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수사와 관련해 이완구 전 총리가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에 대한 입장을 22일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그러나 고 성완종 회장으로부터 어떠한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검찰의 기소 결정이 이뤄진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수수의 일시나 방법 및 장소 등과 관련해 갖가지 추측성 언론 보도로 마치 제가 돈을 받은 것처럼 인식되기도 했으나, 검찰 조사과정에서 제시받은 바가 없어 어떤 근거로 기소가 되는 지에 대해 매우 답답하다"며 "향후 법정에서 저의 결백이 반드시 밝혀지리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전 총리는 의혹의 시점인 지난 2013년 부여·청양 보궐선거 이전까지 성 전 회장과 특별한 친분 관계에 있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보궐선거 당선 이후에는 같은 정당 소속 국회의원이자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 충남도당위원장 등의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만나 의정활동을 했을 뿐"이라며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성 전 회장과 친분 관계가 없었다고 말한 것은 이와 같은 의미였음에도 제 뜻과 달리 마치 거짓을 말한 것처럼 비쳐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숨지면서 리스트 의혹이 불거진 이후 경남기업 관계자들에 대해 회유를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이 전 총리는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저나 저의 비서관들이 참고인들을 상대로 회유 등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으나,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란 점도 밝혔다"며 "성 전 회장으로부터는 불법적인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전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재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나 불법 정치자금으로 현금 3000만원을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수사의 또 다른 피의자인 홍준표 경남지사는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 시 성 전 회장의 부탁을 받은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지난 21일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사퇴를 결정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정부청사에서 이임식을 끝내고 정부청사를 떠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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