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면 그만큼 업무 속도가 빨라져 생산성이 향상되기 마련이나, 적지 않은 기업들이 비싸다는 이유로 초고속 인터넷망 사용을 주저하고 있다. 조금 느리더라도 기존의 망을 사용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경영전략을 소개하는 스몰비즈니스 트랜드 닷컴은 느린 인터넷 사용으로 야기되는 문제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먼저 고객들의 씀씀이가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컨대 아마존의 경우 인터넷 쇼핑몰 홈페이지의 로딩 시간이 1~2초만 늦어져도 16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테이블 위에 인터넷 선과 노트북이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
통신)
고객이 느린 인터넷 탓에 소비를 줄이는 동안 그 회사의 직원들의 생산성은 곤두박질친다. 퓨리서치가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내 직장인 중 94%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그중 54%가 인터넷으로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 직원이 하루 8시간 중 4시간을 인터넷 관리 업무를 하는 데, 느린 인터넷망으로 5%의 시간을 손해 본다고 치자. 이런 식으로 일 년을 일하면 총 50시간을 손해 보는 셈이다. 하루 10%의 시간을 낭비하면 일 년 동안 100시간이 공중으로 날아간다.
심리적인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느린 인터넷이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해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미국 기업들에 끼치는 손실이 매해 3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 인터넷망도 그에 걸맞은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돼야 하는데, 고용주들이 이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인터넷에 접속한 인원 수가 많아 질수록 속도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다양한 디바이스의 등장으로 무선인터넷 사용량도 급증하면서 인터넷 속도가 더 느려진 면도 있다. 무선인터넷은 유선인터넷보다 속도에 더 큰 부담을 준다.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동시 다발적으로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또한 인터넷 속도를 느리게 하는 요인이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직원들과 사용하는 기기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더 빠른 인터넷망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국제 컨설팅업체인 그랜트 쏠톤은 이런 조언을 받아들인 결과, 첫해에만 8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전 세계 2800명의 직원들은 대용량 파일을 순식간에 주고 받았고 고객과 협력업체와의 소통도 원활해졌다. 빠른 인터넷 사용으로 효과를 본 기업은 쏠톤 하나만이 아니다. 미 연방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브로드밴드(초고속인터넷) 기술을 도입한 기업의 매출은 27~31% 가량 증가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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