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특혜의혹을 받고 있는 금융당국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번 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가 수사 중인 경남기업 워크아웃 특혜 의혹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었고 주채권은행이 다른 채권금융기관과 협의하기 전에 금감원이 개입했다는 것이 수사가 시작된 의혹의 줄기다.
그동안 경남기업 워크아웃 과정이 통상적인 경우와 달랐다는 금융당국 및 채권은행 관계자들의 진술도 의혹에 힘을 실었다. 검찰은 그 첫 수사 선상에 김 전 부원장보를 올렸다. 김 전 부원장보는 기업금융구조개선국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2013년 경남기업의 3차 워크아웃 당시 특혜를 제공하도록 은행권과 금융당국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보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청구시 "경남기업은 2차 워크아웃 이후 계속 재무구조가 악화돼 3차에 들어간 것은 이례적이고, 은행 입장에서는 부실 채권만 쌓여가는 상황"이라며 "횡령, 배임 등 경제사범이나 뇌물과 비교했을 때 결코 가볍지 않다. 이런 범죄는 궁극적으로 전 국민을 피해자로 한 범죄 행위"라고 강조했다. 김 전 부원장보가 아니라 그 윗선이 목표라는 검찰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발언이다.
그러나 법원은 김 전 부원장보의 역할이 금강원의 권한을 벗어났다는 검찰의 주장을 배척했다. 범죄소명 역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당초 김 전 부원장보를 구속한 뒤 그 상사인 조영제 전 부원장과 최수현 전 원장을 잇따라 소환 조사할 계획이었다. 경남기업 워크아웃 특혜를 김 전 부원장보가 혼자 결정해 이행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또 성 전 회장과 경남기업 측으로부터 김 전 부원장을 비롯해 조 전 부원장과 최 전 원장에게 대가가 흘러갔다는 정황도 검찰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에 차질이 없었다면 이번 주 중 최 원장까지 소환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었다.
김 전 부원장에 대한 영장 기각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검찰은 더욱 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영장 재청구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는 것이 검찰의 공식 입장이지만 재청구쪽으로 방향이 잡힌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지난 연휴 동안 검찰은 법원이 지적한 사항들에 대한 보강을 대부분 끝냈고 이르면 26일 김 전 부원장보를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어 곧바로 김 전 부원장보에 대한 영장이 재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부원장보라는 첫 매듭에서 가로막힌 금융당국에 대한 수사가 검찰의 목표대로 그 끝을 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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