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마법사들)엘-에리언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 55~60%"
2015-05-27 10:55:12 2015-05-27 13:44:32
"그리스 금융사고(accident) 가능성은 55%~60%에 이른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사진=로이터)
채권 펀드의 거인이자 핌코 전 최고경영자(CEO)인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이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이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엘-에리언은 CNBC 방송에 출연해 "그리스와 유럽 관리들이 그리스의 미래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다"며 "디폴트 가능성은 몇 주 전 예상했던 것 보다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엘-에리언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주말 라트비아 리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그리스와 채권단이 구제금융 협상에 또 다시 실패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리스는 내달 국제통화기금(IMF)에 3억유로 상환을 앞두고 있다. 이후에도 다음달에만 총 4차례에 걸쳐 16억유로를 갚아야 한다. 하지만 그리스는 현금이 바닥 난 상태로 이를 지불할 능력이 없음을 시사하면서 디폴트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태다.
 
엘-에리언은 "확률적으로 그리스와 채권단이 협상안을 도출하기 보다는 사고가 날 가능성이 더 많다고 본다"며 "이미 그리스 내부에서 예금 인출이 이어지면서 위험 신호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리스 정부가 자본통제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뱅크런 사태로 인한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그리스 정부의 액션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엘-에리언은 그리스의 금융 불안은 통제 불능 수준에 도달했다며 현 시점에서 그렉시던트(Greece+accident,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그렉시트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유로존 전체를 침몰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엘-에리언은 "현재 유로존은 지난 2010년, 2012년 금융위기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금융불안이 다른 국가들로 번지는 전염성을 차단하기 위해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렉시트에 직면할 경우, 일시적인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했다. 유럽증시와 유로화 가치가 급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엘-에리언은 "그렉시트로 인한 파장은 유로존에 국한돼 영향을 미치겠지만 미국에까지 일부 여파가 전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만약 그렇게 될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은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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