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反EU' 세력에 흔들리는 유럽
긴축 반대 정서 확산, EU분열 부채질
2015-05-26 14:12:24 2015-05-26 14:12:24
유럽에서 불고 있는 반(反)EU(유럽연합) 세력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그리스, 영국, 포르투갈에 이어 스페인, 폴란드까지 반EU 세력들이 잇따라 정권창출에 성공하면서 탈 EU 러시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주요 외신들도 일제히 EU 분열위기를 보도하는 등 EU는 출범 22년만에 최대 위기를 맏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폴란드 대통령 선거에서 신인 정치인 안드레이 두다가 브로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 현 대통령을 제치고 당선됐다. 폴란드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자 반EU 세력의 대표 주자다. 이로써 폴란드의 유로화 도입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폴란드 대통령 선거에서 반(反)EU를 외친 안드레이 두다 후보가 당선됐다. (사진-뉴시스)
 
같은 날 치러진 스페인 지방선거에서도 예상을 깨고 포데모스가 주도한 좌파 연합이 압승을 거뒀다. 좌파 연합은 지난 2011년 스페인 정부의 긴축 조치에 항의한 '분노하라' 시위를 이끈 지도자들이 모여 만든 세력이다.
 
올 가을 총선이 예정된 포르투갈에서도 긴축에 반대하는 사회당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반 EU 정서가 강한 EU 회의주의자들이라는 점이다.
 
그리스, 영국에서 시작된 반EU 세력들의 정권 창출이 폴란드, 스페인 등으로 점차 확산일로를 걷자 '찻잔 속 태풍'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서서히 우려의 시각으로 변하고 있다.
 
유로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는 더 이상 EU의 반강제식 긴축정책에 끌려다니고 싶지 않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럽 각 국에서 EU체제에 대한 신뢰감이 급추락한 핵심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몇 년간 이어져온 극심한 경제위기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살인적인 긴축정책과 실업률로 고통받고 있음에도 경제 개선 속도는 더딘데다 EU는 계속해서 허리띠 졸라 메기만을 강요하자 불만이 극에 달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EU에 대한 지지율은 역대 최저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를 의식한 듯 EU는 입법과 규제 합리화를 통해 EU 통합을 공고히 하려는 노력에 나섰다.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규제를 완화하고 법규정 시행을 위한 과정도 단순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반EU 정서를 가진 국가들의 이탈을 막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반EU 정서는 이미 통제 불능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EU 탈퇴를 강행하려는 이들을 붙잡아두기 쉽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통합을 존속시키려는 EU와 독일 등 EU 체제 수혜국, EU를 벗어나려는 이들 간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선영 아이비토마토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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