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이 여객사업 외 물류, 차량정비·임대, 유지보수와 관련한 사업을 오는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자회사로 전환하고, 일부 계열사의 사업을 정리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철도노조는 사실상 민영화와 구조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철도산업 구조개편을 추진해 오는 2020년 코레일을 흑자전환 공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우선 물류, 차량정비·임대, 유지보수 등 3개 사업에 대해 책임사업부제를 올해 도입하고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자회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철도차량정비와 시설유지·보수 부문은 아웃소싱으로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경정비 중심으로 차량정비와 유지보수의 아웃소싱 비율은 지난해 기준 각각 10.2%, 17.1% 수준이다.
정부는 또 코레일의 민자역사 7곳(서울역·영등포역·서울역·청량리역·수원역·안양역·부천역·동대구역)의 지분과 공항철도 지분의 88.8%를 매각하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계열사의 사업들을 정리할 방침이다. 코레일의 자회사인 코레일네트웍스, 코레일유통, 코레일로지스, 코레일테크, 코레일관광개발의 일부사업이 정리 대상이다.
이에 따른 감축 인력은 오는 2020년까지 수서를 비롯해 서해선 복선, 원주~강릉과 포항~삼척 구간, 중앙선신규 노선으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인력 재배치 사안에 대해서는 향후 인력 심의 등을 거쳐 결정된다.
아울러 철도공사의 127개 화물역은 30개 거점역을 중심으로 통폐합돼 장거리·대량수송구조로 전환토록 추진된다. 이로써 화물역간 영업거리는 기존 24㎞에서 38㎞로 늘어난다. 이는 물류 적자 감축을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물류분야에서 연간 약 2000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물류 적자의 20%를 감축, 2020년에는 흑자로 전환하도록 목표를 설정했다.
이밖에 운행회수와 수익, 거리를 고려한 사용료를 책정하는 단위선로사용료, 신규노선 운행시범제 등을 도입하는 제도적인 개선에도 나선다.
정부의 이 같은 방안을 두고 철도노조는 "'민영화', '구조조정'이라는 표현을 살짝 바꾼 것"이라며 반발했다.
철도노조는 "이번 2단계 정상화 추진은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고 SOC건설에 대한 투자가 감소함에 따라 공공부문의 각종 주 사업과 부대사업 그리고 유지보수와 같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던 재벌기업에 선물보따리를 알아서 내주는 몰상식한 작태"라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또한 시설유지보수 분야의 아웃소싱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열차안전을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고백"이라며 "망 산업인 철도를 조각내거나 민영화하는 것은 안전을 위해서도 또 국민경제적인 면에서도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거짓된 민영화와 구조조정 계획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과 행복한 삶을 위해서도 재벌에 편중된 정책을 청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철도노동자를 위시해 공공부문 노동자와 국민의 중대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정우 기자 ayumygirl@etomato.com
◇코레일이 여객사업 외 물류, 차량정비·임대, 유지보수와 관련한 사업을 오는 2017년부터 단계적 으로 자회사로 전환하고, 일부 계열사의 사업을 정리하게 된다. 이에 철도노조는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은 2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방향 브리핑 현장.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