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Grexit,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부채가 많은 다른 국가들도 탈퇴가 전염되도록 문을 열어주는 것이다."
'채권왕' 빌 그로스(
사진)가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파장이 주변국으로 번질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높은 실업률과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남유럽 취약국들이 가장 큰 직격탄을 맞을것으로 관측했다.
27일(현지시간) 빌 그로스는 CNBC에 출연해 "그렉시트가 현실화 된다면 통화거래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을 중심으로 소용돌이가 확산되면서 해당 국가에서도 투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은행에 대한 자금 노출이 큰 국가에서도 대규모 자금 유출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뱅크런 사태가 촉발되면서 남유럽 재정위기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제2의 그리스가 줄줄이 나타날수도 있음을 우려케하는 대목이다.
그는 그렉시트의 파장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빌 그로스는 "시장은 앞으로 발생할 일을 기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렉시트 조짐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국가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로 인해 ECB의 지원이 중단될 경우, 경제근간이 흔들리면서 상당한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빌 그로스는 "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유로존 국가의 경제성장률을 2~3%까지 끌어 올려줄 수는 없다"며 "제로금리와 과도한 유동성 공급이 실물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그는 앞서 주장했던 독일 채권 매도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빌 그로스는 "미국 국채를 매수하고 독일 국채를 매도할 경우 스프레드(가산금리) 차익을 얻을 수 있다"며 "글로벌 중앙은행의 과도한 돈 풀기 작전을 이용해 투자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 그로스가 지난달 독일 국채에 대한 숏베팅을 적극 권고한 이후, 독일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며 글로벌 채권시장이 크게 출렁인 바 있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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