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코리아가 건설하는 1.5GW 규모의 태양전지 공장 조감도. 사진/한화그룹
충청권을 국내 태양광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한 한화그룹이 충북에 태양전지·모듈 공장을 짓는다. 1000명 가까운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국내 태양광 산업의 생태계 조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발전사업 개발회사인 한화큐셀코리아는 충청북도 진천군에 1.5기가와트(GW)의 태양전지 공장을 새로 짓기로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또 태양전지·모듈 생산업체인 한화큐셀은 충청북도 음성군에 건설한 250메가와트(MW) 규모의 모듈 공장에 250MW의 모듈 공장을 추가로 건설, 총 500MW 규모의 모듈 공장을 가동키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한화큐셀코리아는 3500억원, 한화큐셀은 100억원을 각각 투자할 계획이다.
태양전지 공장은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모듈 공장은 9월 준공 예정이다. 한화큐셀이 지난해 말부터 건설을 시작한 음성의 250MW 모듈 공장은 6월 중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한화그룹이 국내에 생산기지 확충에 나선 것은 시장 개척을 위한 선제 전략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한화큐셀은 지난 4월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전력회사인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와 올해 4분기부터 2016년 말까지 총 1.5GW의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공급계약은 태양광 업계 사상 최대 규모로, 한화그룹은 기술력을 인정 받는 것은 물론 브랜드 파워 제고까지 누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는 평가다. 향후 추가 수주와 다운스트림 프로젝트 물량 확대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에 생산기지를 조성키로 한 것은 국내 태양광 산업의 생태계 구축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개소한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를 주축으로 충남(사업화)-충북(생산기지)-대전(R&D)을 잇는 태양광 산업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게 됐다.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는 무엇보다 태양광 업황에 일희일비하지 않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회장은 태양광이 침체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던 2011년 10월 한화그룹 창립기념일 기념사를 통해 "태양광과 같은 미래 신성장 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며 그룹의 새 역사를 이끌 소중한 토대로 키워가야 한다"면서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환경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해낼 수 있다', '꼭 해낸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지난 몇 년 간의 극심한 태양광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거듭해왔고, 최근 속속 결실을 거두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미국 나스닥에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화큐셀은 매출액 3억3350만 달러, 영업손실 173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화솔라원과의 통합에 따른 독일 생산기지의 구조조정 금액인 2210만달러가 일회성 비용으로 포함된 금액이다.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480만 달러다. 통합 이후 사실상의 흑자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예고한 것.
지난 달 초에는 넥스트에라로부터 1.5GW 모듈 공급에 대한 4851억원의 선수금도 수령했다. 관련 업계는 해당 계약에 대한 총 수주 금액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한화큐셀의 안정적인 운영과 내년 실적에도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우 한화큐셀 대표는 "지난해 전개한 지속적인 원가와 비용 절감 노력의 결실이 1분기부터 실현되면서 실적 호전으로 이어졌다"면서 "올 해 3.2~3.4GW의 모듈을 판매, 매출목표 달성과 수익성 개선을 통해 주주가치를 실현하고, 태양광 시장에서 확고한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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