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009290)이 백신 사업에 뛰어든다. 내년 목표만 400억원에 이른다. 광동제약은 '비타 500'과 '삼다수', '헛개차' 등 음료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해 '제약사가 아닌 음료회사' 라는 비아냥을 받아 왔다. 백신 판매가 이런 부정적 여론을 환기시켜줄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다음달부터 글로벌 제약사 GSK의 소아백신 8개 품목에 대해 공동판매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백신은 신플로릭스(110억원), 로타릭스(105억원), 하브릭스(85억원), 인판릭스-IPV(40억원), 부스트릭스(35억원), 프리오릭스(10억원), 인판릭스모노(3억원) 등이다. 판매 규모만 모두 388억원에 이른다.
이에 업계는 백신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문의약품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지 않는 광동제약의 백신 판매 발표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광동제약 전문의약품 순위는 80위 밖에 안된다. 지난해 전문의약품 원외처방액(전문의약품)도 320억원도 불과하다. 이번에 공급 받는 백신 판매 규모보다 작다.
반면 국내 제약사 매출 순위는 7위다. 음료 사업이 매출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액 5209억원 중 삼다수,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 사업(2994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57%에 달할 만큼 음료회사 이미지가 강하다.
광동제약이 본업인 의약품 판매 및 신약개발에 소홀히 하고 당장에 이익이 나오는 음료 사업에만 매진하자 '음료회사 아니냐'는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이유다.
그러나 오너 2세인 최성원 부회장이 경영에 나서 사업다각화에 나선 2013년부터 달라지고 있으며 이번 백신 판매 계약 역시 이에 따른 결과란 의견도 있다. 최 부회장은 부진했던 의약품 사업을 강화하지만 R&D 투자보다 파트너사와 협업, 의약품 도입 등의 택하고 있다. 약가인하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책으로 제약산업의 위험도가 커지자 모험수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로 최 부회장은 필름약 전문 제약사와 제휴를 통해 발기부전치료제 중국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또 안국약품 '토비콤에스', GSK '파로돈탁스'를 도입해서 판매하는 등 복제약 개발을 위해 생동시험을 진행하기보다는 위수탁을 통해 제품 라인을 채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화 계열 드림파마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번 GSK 계약도 이와 연장선상에 있다는 설명이다. 백신 사업은 광동제약의 전문의약품 사업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의약품과 음료 사업의 양부문을 지속 성장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백신 계약은 제약사업의 의지와 열정의 결과"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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