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공포가 또 다시 고개를 들며 자동차주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자동차주의 하락세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주 3인방은 올해 들어 뚜렷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지난 2일 하루 동안에만 10%대 급락세를 나타내 연간 낙폭이 18%까지 확대됐다. 같은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4%, 8%대로 미끄러진 가운데, 자동차 3인방의 시가총액이 하루 새 6조1157억원이 증발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자동차 판매량 부진이 확인된 데다 엔화 약세까지 지속되면서 대표적 수출주인 자동차주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의 지난달 해외 판매량은 33만4309대로 전월 대비 6.1%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원·엔 재정 환율은 7년 3개월 만의 최저치 부근인 100엔당 892엔대를 위협하며 수출 부진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부터 3.5% 넘게 오른 달러·엔 환율은 2일 장중 한때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125엔선을 상향 돌파(엔화 가치 하락)하기도 했다.
이주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 및 내수 동반 부진 속에 엔저 우려까지 겹치면서 자동차 업종 전체가 급락세를 나타냈다"며 "이러한 상황이 개선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 업종을 포함한 수출주의 투자심리 불안 양상은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그간 자동차 업종의 하락세가 과도했던 만큼 이를 향후 저점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는 게 그 이유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엔 환율 급변, 수급적인 요인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자동차주의 주가 약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재고조정 마무리, 생산증가 등 선순환 진입이 예상되고 하반기 기저·신차효과 점증 등 개선 가능성은 열려있기 때문에 저가매수 관점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정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자동차 업종은 장기적으로 물량 성장 재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신차 모멘텀 확보, 엔저 둔화, 신흥국 환율 안정화 등 기대 요인이 더 많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윤경 기자 ykch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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