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기부금이 마중물이 되어, 또다른 벤처신화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달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신청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팬택 임직원들이 아쉬움을 잠시 접어놓고 후배 벤처들을 응원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4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내 벤처기업협회에서 진행된 '벤처창업기업 지원을 위한 기부금 전달식'에서 팬택 사원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는 유한철 책임연구원(왼쪽 첫번째)을 비롯한 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벤처기업협회
팬택 내 직원들의 연합체인 팬택지킴이 소속 7명의 직원은 4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내 벤처기업협회를 방문, 벤처창업기업 지원을 위한 기부금 전달식을 가졌다.
이날 전달된 기부금에는 사연이 얽혀있다. 마지막까지 회사를 지켜온 1200여명의 팬택 직원들은 최근 사내게시판을 통해 모금을 진행하고 한 신문사에 '우리의 창의와 열정은 계속됩니다'라는 제하의 광고를 진행한 바 있다.
광고를 게재한 신문사는 광고취지와 팬택의 상황을 감안해 무료광고를 게재했다. 팬택 구성원들은 이 모금액을 뜻깊게 쓸 수 있는 방안을 찾던 중 자신들과 같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벤처창업기업을 돕는 취지로 벤처기업협회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행사장을 찾은 김진희 팬택 차장은 "저희가 벤처 1세대 혹은 벤처신화라는 말도 들어왔기에 또다른 벤처를 돕는 것이 의미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혜진 책임도 "저희회사가 만일 막을 내리더라도 벤처 창업한 기업들이 잘 되어서 롱런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벤처기업협회는 이날 전달받은 기부금을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엔젤투자펀드 구성에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팬택 직원들의 창업교육과 재취업 지원을 위해 적극 나설 예정이다.
김영수 벤처기업협회 전무는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애석한 마음도 감출 길이 없다"며 "지금은 어렵겠지만 팬택에서의 경험이 앞으로의 인생이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협회에서도 도울 방법을 찾을테니 힘들어하지 말고 함께하자"고 화답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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