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메르스'라는 돌발변수가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6월 기준금리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화 약세 속 수출부진에 메르스 문제까지 겹치면서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비해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금리 인하론과 가계부채 폭증 문제 등 경기 회복세와 메르스 파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5월 금통위.사진/뉴스1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6월 금통위의 향방이 메르스의 확산 추이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먼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저성장·저물가와 함께 원화강세, 메르스 충격 등이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결단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도 저물가 심화로 실질금리 하락이 제한돼 소비와 투자 진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수출 모멘텀 개선을 위해 원화 약세 유도가 필요하다는 각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예상치 못한 메르스 사태로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 명분이 강화됐다는 점이 선제적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한은이 거론했던 상당 부분이 금리인하가 필요한 상황으로 전환됐다"며 "원·엔 환율이 890원을 기록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전반적인 수입 수요가 부진한데 이어 국내는 가격 경쟁력마저 약화되고 있어 금리인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경기 회복세와 메르스의 파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리 수준에서 금리인하는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나는 등 부작용은 명확한 반면에 수출경쟁력이나 질병확산으로 인한 서비스업 부진에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 않다고 판단해 6월 금통위가 금리동결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주장의 핵심 근거인 원화 강세에 의한 수출부진은 기준금리 인하를 옽해 무역호조를 견인하기에는 영향력이 다소 부족하다"며 "인플레이션 역시 2분기 바닥을 다진 후 기저효과가 상쇄돼 상승 반전할 것으로 판단해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다만 메르스 사태가 돌발 변수로 작용해 불확실성이 가파르게 확산되고 부정적 영향력이 확대될 경우 소비 심리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회복세를 보이는 내수에 부정적일 수 있어 추후 확인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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