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열기가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이제는 열기를 넘어 과열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분양권에 수천만원의 웃돈은 기본이고, 억대 프리미엄이 형성된 단지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과열 우려가 있는 만큼 입주시점에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며 수요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8일 위례신도시에서 또 한 번 최고 경쟁률 기록이 나왔다. 평균경쟁률이 161 대 1을 넘으며 지난 2006년 판교신도시 이후 수도권 지역 역대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나왔다. 최고 경쟁률은 무려 203 대 1에 달했다.
이처럼 위례신도시 청약에 많은 수요자들이 몰린 것은 최근 계속되고 있는 저금리와 전세난, 강남권이 가까운 마지막 택지지구라는 입지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웃돈이 붙을 것을 기대하는 투자수요도 상당수 포함됐다는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 'J'공인중계 대표는 "기존에 위례신도시에서 공급된 단지들에 지금 억대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며 "이번에 청약을 넣은 수요자들 중 상당수가 시세차익을 노리는 사람들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위례신도시는 입지가 뛰어나고, 층이나 향이 좋은 물건에는 많게는 2억원 가까이 웃돈이 붙어있다.
성남 수정구 'W'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위례자이'의 경우 조망이 좋은 물건에는 1억원 후반대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고 최고 2억원까지도 있다"며 "단지별로 차이는 있지만 위례자이를 비롯해 호반베르디움이나 아트리버 푸르지오 등이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위례 뿐 아니라 수도권 최대규모의 신도시인 동탄2신도시 역시 많은 웃돈이 붙어 있다. 이미 입주를 시작한 우남 퍼스트빌 등 시범단지 중소형을 중심으로 분양가보다 1억원 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올해 분양에 나선 단지들도 벌써 분양가보다 3000만원 가량 높은 시세가 형성돼 있다는 전언이다.
동탄2신도시 'D' 공인중개사 대표는 "최근 분양 단지들이 기존보다 비싼 분양가에 공급됐지만 그래도 웃돈이 붙었다"며 "다만 시범단지들의 경우 1억원 가량 붙은 단지도 있는 만큼 더 이상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례·동탄2 등 수도권 신도시들을 중심으로 억대의 웃돈이 붙은 단지들이 속출하면서 '과열'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사진은 올해 첫 입주에 들어간 동탄2신도시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김용현 기자)
그동안 미분양이 속출했던 김포 한강신도시나 송도신도시에도 중소형 단지들을 중심으로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김포한강신도시 전용 59㎡의 경우 실수요자는 물론 임대수익을 원하는 투자수요까지 더해지면서 3000만원~5000만원, 송도신도시 소형 면적대 역시 1000만원~2000만원 정도의 웃돈이 붙었다는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분양시장 열기가 이어지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그 인기가 오래가기는 어려운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책임연구원은 "전셋값 상승행진과 저금리 등이 이어지면서 분양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청약 열기가 이어지고, 또 청약 당첨이 안돼 분양권을 사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최근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공급되면서 입주시점이 다가오면 자칫 가격이 크게 떨어질 수 있는 만큼 꼼꼼히 따져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실수요가 유입되면서 모처럼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위례나 동탄2 등 일부 지역에서는 과열 조짐도 보이고 있는 만큼 2~3년 후 입주 시점이 도래할 경우 자칫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수요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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