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제조업 관련 지표들이 잇달아 부진하게 나오면서 미국 제조업 경기가 리세션(경기 침체)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달 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개월 연속 감소세로, 0.2% 증가를 전망했던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것이다.
지난 4월 산업생산은 마이너스(-) 0.3%에서 -0.5%로 감소 폭이 오히려 더 커졌다.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1.8% 증가한데 그쳤다.
특히 산업생산의 75%를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이 지난달 0.2% 줄어들며 석 달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뿐 아니라 이날 함께 발표됐던 6월 뉴욕 지역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도 -1.9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기록인 3.09와 전문가 예상치 6%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2013년 1월 이후 최저치이기도 하다.
최근 미국 내 고용, 소비, 물가 관련 지표가 모두 양호하게 나오는 가운데, 유독 제조업 지표만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달러 강세의 영향이 크다고 지적한다. 달러 강세로 미국의 수출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제조업 경기 역시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저유가에 따른 에너지산업 투자 부진 역시 제조업 경기에 발목을 잡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국제유가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그동안의 과도한 하락세로 인해서 에너지 산업이 크게 위축됐고 이에 따라 제조업 경기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이뿐 아니라 세계 경제 성장이 미미한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미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며 제조업 경기 회복을 방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세계은행(WB)은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WB는 그동안 경제 성장 동력이었던 신흥국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부진한 지표가 발표되자 마켓워치는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사실상 기술적 침체에 돌입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한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런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감을 내비쳤다.
달러 강세와 글로벌 수요 약화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고, 오히려 달러 강세 흐름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티픈 스탠리 암허스트 피어폰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달러 강세로 제조업 부문이 큰 부담을 안고 있다"라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달러 강세는 심화될 것으로 보여 제조업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안 쉐퍼드슨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취약한 지표가 나왔고 회복도 오래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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