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라면 상담이나 상품 불만 접수 등으로 기업 콜센터에 전화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보통 1로 시작하는 네 자리 번호로 전화를 걸면 자동응답시스템으로 연결되는데 월말이나 월초 이용자가 많은 시기에는 몇 분을 기다려야 상담원과 연결되기도한다. 그런데 이 때 전화를 끊지 않고 느긋하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무료상담이어서 소비자는 굳이 돈이 나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1577, 1544, 1566, 1599 등 1로 시작하는 네 자리 전화번호의 통신요금은 기업이 아닌 소비자의 몫이다. 무료상담이란 단어가 붙어서 통신요금도 무료인것 같지만 실은 발신자 부담이다.
무료상담인데 전화요금은 유료
1577 등 네 자리 국번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는 기업들이 보통 고객을 상대로 상담이나 불만 접수, 예약과 주문 등을 처리할 때 쓰는 전화번호다. 수신자가 통신요금을 내주는 번호는 080이 유일하다. 물론 홈쇼핑이나 일부 은행은 여전히 080을 쓰고 있다. 하지만 수신자부담으로 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이 상당히 많이 나간다. 따라서 최근에는 정부기관까지 대표 전화를 수신자부담인 080에서 1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로 바꾸는 추세다. 이를 뒤 늦게 알게 된 소비자 김모씨는 "기업에 대한 불만이나 문제가 있어서 얘기하려는데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해야한다는 게 말이 안되는 것 같다"며 불쾌해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1로 시작하는 번호는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안내메세지를 받는 즉시 필요한 번호를 누르고 용건만 간단히 끝내는 게 좋다. 공짜인줄 알고 시간 구애받지 않고 상담원과 길게 통화하면 고스란히 전화를 건 내 지갑에서 돈이나간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금융거래로 인해 발생하는 신고전화나 상담전화는 원칙적으로 무료인 게 맞다"며 "콜센터 요금 기준을 마련해야하고 특히, 금융사 잘못으로 전화를 걸었을 경우에는 비용을 소비자가 아닌 금융사가 내야한다"고 말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