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회담, '일본 세계유산 등재' 의견 접근
양국 정상 국교정상화 50주년 리셉션 '교차참석' 평가
2015-06-22 01:11:10 2015-06-22 01:11:51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외교장관회담에서 양국관계와 북한 문제, 지역 및 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두 장관이 2시간의 회담과 1시간 30분의 만찬 등 3시간 가량 만나며 양국의 거의 모든 현안을 이야기한 가운데, 의견을 가장 많이 접근시킨 쟁점은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회담 후 배포한 자료를 통해 “세계유산위원회의 책임 있는 위원국으로서 신청된 안건이 원만한 대화를 통해서 등재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간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타결하자는 공통 인식을 갖고 이 문제를 긴밀히 협의키로 했다”며 조만간 세부 내용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언급으로 볼 때, 한국이 세계유산 등재에 동의하는 대신 일본은 조선인 강제징용 사실이 있는 유산의 등재문에 역사적 사실을 반영하고 표지판도 별도로 세우는 식의 합의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은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만 말했다.
 
윤 장관은 아베 신조 총리의 종전 70주년 담화에 대해 “역대 내각 담화의 역사인식이 분명히 표명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법제화에 대해서는 윤 장관이 “평화헌법의 정신을 견지하는 가운데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기시다 외무상은 “한국과 제3국의 주권을 존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한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의 해제, 한국인 절도범이 한국으로 들여온 쓰시마 불상의 반환 등을 요구했다.
 
22일 주한 일본대사관이 서울에서 주최하는 국교정상화 50주년 리셉션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고, 주일 한국대사관이 도쿄에서 주최하는 리셉션에는 아베 총리가 참석하는 데 대해 두 장관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두 정상의 강한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노력들이 진전을 보아 향후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는 여건 조성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사진/외교부 제공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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