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조원에 이르는 추경 재원 마련 과정에서 불거진 재정건전성 관련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채 발행을 10조원 이내로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를 위해 잉여금과 기금 자금을 최대한 활용하고, '국고채 시장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
3일 기획재정부는 추경 편성에 따라 국고채가 9조6000억원 순증해 국고채 총 발행 규모가 112조3000억원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기재부는 우선 시장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발행물량을 가급적 3~5년물의 단기물로 구성하기로 했다. 장기채권의 경우, 금리 등 시장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단기채권 보다 높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특히 만기 도래일이 겹쳐 일시적으로 과도한 상환 부담을 겪는 일을 사전 예방하기 위해 물량 증가분을 월별로 분산해 발행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달 내 0.7조원 규모의 채권을 먼저 발행하고, 8월부터 매달 1~1.5조원씩 발행 수준을 단계적으로 증액해 나가기로 했다.
또 기 발행된 채권 가운데 조기상환용(바이백) 채권 총 4조6000억원 중 2조원을 우선 추경 용도로 전환하기로 했다. 바이백은 시장조성용 발행물량을 만기가 도래하기 전 미리 사들이는 것을 뜻한다. 이는 이번 하반기 추경에 따른 발행물량을 줄여 국고채 총 발행물량을 축소조정함으로써 재정건정성 부담을 덜자는 취지에서다.
2015년 하반기 추경 편성에 따른 국고채 발행규모 조정 내역(단위 : 조원).자료/기획재정부 제공
이에 따라 추경 편성을 위해 발행해야 하는 채권의 총 물량은 112조3000억원에서 110조3000원으로 축소됐다. 기재부는 필요할 경우, 나머지 조기상환용 채권 2조6000억원도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추경 용도로 전환하거나 추경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재부는 이같이 시장에 내놓은 국고채 인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실적이 좋은 우수 국고채 전문딜러(PD)들의 월별 비경쟁 인수한도를 완화하고, PD 평가 제도를 바꾸기로 했다.
우선 상위 1-5위 PD에 대해 적용되는 인수한도를 현행 +10%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상향조정하고, 6-10위 PD들도 인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한도를 +5%포인트로 열어 놨다. 또 PD 인수 실적 평가 시 단기물 성격인 3년, 5년, 10년물 인수 비중을 확대해 PD의 단기물 인수 유인을 높히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시장 변동에 따른 선 호가 제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국고채 시장조성 시간도 현행 오후 1시부터에서 오후 1시10분부터로 10분 미루기로 했다.
기재부는 당장 이달부터 국고채 발행 규모 확대, PD 규정 개정 등을 위한 방안이 시행될 수 있도록 추경편성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필요한 조정을 거쳐 이같은 방안의 조기 시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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