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박주용(남·37세)씨는 상반기에 가입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연동 주가연계증권(ELS)의 1차 조기상환을 앞두고 있지만, 1만1000선까지 지수가 내려온 상태라 다음 상환일을 기약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홍콩H지수 ELS뿐 아니라 중국본토 투자상품이나 국제유가와 연동한 상품에 가입했다면 최근 시장 움직임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ELS 기초지수 중 HSCEI에 투자하면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녹인 조건이 높은 상품에 투자했을 경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HSCEI 지수를 제외한 다른 기초자산 ELS는 조기상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EuroStoxx50 역시 그리스 사태를 거치면서 낙폭이 컸지만, 유로존 양적완화 등 유로존의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만큼 녹인 우려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홍콩H·유로스톡, 해외지수 ELS70%
ELS는 올해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투자하려는 이들이 몰리면서 잔액이 크게 늘어났다. 그동안 글로벌증시의 호조로 조기상환의 기회를 잡았던 투자자들의 자금이 재투자되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지수형 ELS의 기초자산은 코스피200, 유로스탁스50(EuroStoxx50),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등 크게 세가지다.
그런데 HSCEI의 경우 지난 5월26일 1만48000선에 도달한 후 1만1100선까지 조정 받으며 하락폭이 25%에 달해 녹인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투자한 ELS 상품의 녹인조건을 확인한 후 지수 움직임에 따라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HSCEI와 EuroStoxx50은 올해 상반기중 발행된 해외 지수형 ELS의 70%를 차지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HSCEI, EuroStoxx50가 최근 그렉시트 우려로 투자심리 악화로 하락하면서 조기상환 이연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EuroStoxx50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조기상환이 이연된다면 하반기 발행시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1분기 발행 물량의 경우 조기상환 배리어가 90%인 상품의 경우 평가 당일 1만1000포인트를 밑돈다면 상환이 이연되고, 2분기 발행 물량의 경우 1분기보다 높은 수준에서 발행됐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SCEI를 기초로 한 ELS의 녹인을 살펴본 결과, 1만포인트 이상에서는 녹인이 거의 없고 9000포인트에서 1차 녹인이 발생, 규모는 3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본격적인 녹인은 7000포인트 이하로 현재 지수레벨과는 차이가 커 큰 우려는 아직 기우"라고 분석했다.
ELS는 개별종목의 주가 또는 지수같은 기초자산의 움직임에 연동해 투자수익이 결정된다. 녹인은 '손실구간'을 의미하는데, ELS 투자에서 가장 민감한 변수이자 수익 제공의 마지노선이다. 녹인 배리어 구간은 상품별로 차이가 난다.
HSCEI 지수를 제외한 다른 기초자산 ELS는 조기상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EuroStoxx50 역시 그리스 사태를 거치면서 낙폭이 컸지만, 유로존 양적완화 등 유로존의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만큼 녹인 우려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후구통 소진비율 추이도 지켜봐야
문수현 연구원은 "중국 본토펀드 역시 상해종합지수가 6월12일 5166포인트 도달 후 3500포인트 수준까지 조정받아 하락폭이 32%에 달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후구퉁 소진비율도 본토시장 수급을 확인하는 기초가 된다. 후구퉁이란, 홍콩과 외국인의 상하이 A주 투자를 의미하는데 올해 중국증시가 크게 오르며 최고 57%까지 상승했지만 7월 소진비율은 42% 수준으로 내려왔다.
문수현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중국시장의 역사적 변동성을 살펴볼 때 최근 중국본토 시장의 변동성은 큰 폭"이라며 "펀더멘털(기초체력) 지표와 중국의 경제·증시 정책이 더욱 중요한 판단 근거지만, 시장 변동성 확대는 지수 조정의 신호로 해석되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고 했다.
MLP펀드 1년 손실 10% 달해
가격과 투자 연동성이 높은 금융상품도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유생산과 재고 부담이 여전한데다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원유공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 60달러 이상을 회복하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최근 50달러선까지 조정받는 모양새다.
문수현 연구원은 "미국 셰일오일 산업 성장과 배당호재에 MLP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공모형 MLP펀드 규모가 1800억원에 이르지만 관련펀드의 1년 손실률은 10%에 달한다"고 말했다. MLP는 셰일가스 같은 천연자원을 이송하는 파이프라인 등 인프라를 보유·운용하는 회사(마스터합자조합)를 말한다.
관련펀드가 최근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은 원유가격 하락, 에너지 섹터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MLP 인덱스인 AMZ 지수는 지난해 4분기부터 약세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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