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도 '100세 시대'?···불혹 넘긴 선수들 맹활약
이승엽·김병지 등 맹활약···철저한 자리 관리가 원동력
2015-07-27 12:58:12 2015-07-27 12:58:12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100세 시대'란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요즘에도 스포츠 선수의 은퇴 시점은 40세를 넘기기 어렵다. 나이에 따른 체력저하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근 일부 선수가 40대에 접어들었음에도 전성기 시절 멋진 활약상에 비해 퇴보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 화제다. 꾸준한 관리로 체력 감소를 최소화했고 오랜 경험을 통해 우러나오는 노련한 상황 대응으로 체력의 열세를 메웠다.
 
◇26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진행된 제주 유나이티드 상대 경기에 출전해 '개인 700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한 김병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26일 저녁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는 대한민국 축구사에 남을 대기록이 나왔다. 이날 '꽁지머리' 김병지(45·전남)는 개인 700경기 출전 기록을 수립했다. 김병지는 1992년 울산 현대로 프로에 데뷔한 이래 23시즌이 넘게 꾸준히 선수로 생활하며 이같은 결실을 맺었다.
 
김병지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현역 생활을 이어왔다. 술과 담배를 입에 대지 않았고 데뷔 당시의 체중 78㎏를 계속 지켰다. 외롭고 힘든 자신과의 싸움을 이겼기에 그는 불혹을 훌쩍 지난 시점에 아들뻘 후배와 함께 선수 생활을 이어 가는 중이다. 최고령 출전은 물론 무실점 경기수와 연속 경기 무교체수에서도 선두일 만큼 김병지는 여전히 '팔팔하다'.
 
김병지는 아직 선수생활이 끝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의 다음 목표는 777경기 출전이다. "스스로 그라운드를 떠나야 할 시기라는 생각이 들면 구단이 붙잡아도 은퇴하려 한다"고 말하는 그가 목표를 이룰 것인지 팬들은 기대가 크다. 현재로서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6월3일 포항야구장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 상대 경기에서 '개인통산 400홈런'을 기록한 이승엽. ⓒNewsis
 
야구계에서도 올들어 노장의 활약이 돋보인다. 올해 올스타전 출전선수 투표 당시 상위득표자 명단에 올라 화제가 됐던 박정진(한화)·이승엽(삼성)·임창용(삼성)·이호준(NC)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한국 나이로 40세인 1976년생 동갑내기다.
 
팬들이 이들을 부른 이유는 오랜 세월을 활동해 쌓인 인기가 아닌 실력 때문이었다. 리더십뿐만 아니라 기록 또한 젊은 선수 못지 않다.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역시 '라이온킹' 이승엽이다. 지난 6월3일 포항 롯데전에서 개인통산 400홈런이라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세운 그는 26일 경기에서 비거리 130m 규모인 장외홈런을 포함해 홈런 2개를 날려 화제를 모았다. 이승엽의 멀티 홈런(한 경기 중 2홈런 이상) 기록은 올 시즌 벌써 두 번째다.
 
세월을 거스르는 실력과 얼굴로 주목받는 중간 투수 박정진과 한·미·일 리그를 모두 거친 마무리 투수인 임창용,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란 유행어를 만든 이호준도 많은 후배들의 귀감이 될 만한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노장 선수들의 롱런 비결으로는 기본적인 성실함 외에 철저한 자기 관리를 꼽을 수 있다.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인 프로 스포츠에서 체력이 달리는 40대에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노력의 수준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같은 현상과 관련해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과학대학 교수는 "스포츠과학이 발전하며 예전과 달리 고령선수가 나올 환경이 형성됐다"면서 "개인 관리가 철저한 선수라면 체력 소모가 극심하지 않은 포지션을 위주로 활동하고 팀으로부터 혹사당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롱런할 수 있을 것"이고 분석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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