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해명에 새누리 “왜 못 믿나” vs 새정치 “사이비 교주냐”
문재인 “안보 뒤에 숨지마라”, 원유철 “실체없는 의혹에 안보위협”
2015-07-29 13:15:14 2015-07-29 13:15:14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2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해킹프로그램 로그파일 공개없이 “직위를 걸고 민간인 불법 사찰은 없었다”고 말했지만 국정원 해킹 의혹을 둘러싼 여야공방은 29일에도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제대로된 자료제출도 없는 국정원의 해명은 믿기 어렵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반면 새누리당은 ‘못 믿는 것이 아니라 안 믿는 것 아니냐’며 야당의 의혹제기를 ‘안보를 위협하는 정쟁’으로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이 해야 할 일은 안보 뒤에 숨어 잡아떼기를 할 것이 아니라 검증을 받는 것”이라며 “휴대폰을 도·감청하고 국민사생활을 감시하고 사찰할 수 있는 불법 해킹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과정부터 운용하는 과정까지 불법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2005년 참여정부 때 발생한 국정원 불법 감청 사건은 국정원이 관행적으로 하던 불법 도·감청을 근절하고 국민의 정보기관으로 새 출발하는 계기가 됐다”며 “국정원 자신의 진솔한 고백과 반성, 국정원을 정권이 안보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참여정부의 의지 때문에 가능해졌다. 지금 박근혜 정권이 배워야할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국정원의 설명만으로는 임모 과장이 51건의 자료를 삭제한 이유와 자살한 동기가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다”며 “국정원은 ‘임모 과장이 복구 가능한 삭제 방법을 써서 모든 것을 복구했다’고 했지만 ‘기술 검증 간담회’를 제안한 이후 일부가 복구되지 않았다는 듯 다시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전병헌 최고위원 역시 “국정원장의 태도와 입장을 보면 아무런 근거도 논리도 없이 나만 믿으라고 하는 사이비 종교 교주와 다를 바 없다”며 “국정원은 임 과장을 RCS(원격제어시스템) 기술자에서 순식간에 총책임자로 둔갑시키는 변신술도 보였다. 죽은 이는 말이 없다지만 국정원이 모든 것을 말 없는 저 세상 사람에게만 떠넘긴다”고 꼬집었다.
 
반면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갈택이어’(竭澤而漁, 연못에 있는 물을 말려 고기를 잡는다)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실체도 없는 고기를 잡고자 우리 안보 연못을 말리려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며 야당의 공세에 선을 그었다.
 
이어 “우리 안보와 직결되는 모든 정보 경로를 만천하에 공개하라하는 건 국가안보와 국민안위를 내팽개치고 안보를 극히 위험해 빠뜨리는 일임을 야당은 명심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일침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도 “국정원이 정보위에서 명확하게 설명을 했는데 야당은 기본적으로 ‘못 믿겠다’가 아니라 ‘안 믿겠다’고 생각하니까 계속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국정원이 한 일을 전부 범죄라고 생각하지 말고 국가안보를 생각하고 한 일이라고 봐야한다”며 주장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의 해킹프로그램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국회차원의 진상조사가 시작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산회 후 회의실을 나서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