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안방극장에 만화 원작 드라마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tvN <미생>의 흥행 이후 만화 원작드라마가 올해의 안방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방영 중인 만화 원작 드라마는 JTBC <라스트>와 MBC의 <밤을 걷는 선비>다. 두 작품은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해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앞서 방영된 KBS2 <냄새를 보는 소녀>와 SBS <하이드 지킬, 나> tvN <호구의 사랑>, <슈퍼대디열>, <구여친클럽> 등도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미생>을 시작으로 수 많은 만화 원작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 사진/tvN, JTBC, MBC
하반기에도 인기 만화 원작 드라마가 시청자들과 만난다. 최근까지 여주인공 홍설 역할 캐스팅을 두고 웹툰 팬들 사이에서 치열한 설전이 일어난 <치즈 인 더 트랩>은 tvN에서, 노동문제를 담은 웹툰 <송곳>이 JTBC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또 황미나 작가의 만화 <굿바이 미스터블랙>이 방송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렇듯 만화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가 몰아치는 이유는 지난해 방송된 <미생>의 역할이 크다. <미생>은 케이블드라마로서 처음으로 시청률 10%를 넘겼고,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아울러 출연 배우들도 크게 인기를 얻으면서 방송가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미생>의 성공 이유로는 웹툰의 기본적인 테마를 유지하면서 드라마에 어울리도록 에피소드를 각색한 점, 장그래(임시완 분) 외 캐릭터의 비중을 넓히면서 웹툰보다 진일보한 매력을 보인 점 등을 들 수 있다.
웹툰이 드라마 원작으로 사랑 받는 근본적인 이유는 독특한 소재와 탄탄한 구성 때문이다. 또 웹툰이 2D라는 점도 잠재적인 매력 포인트로 작용한다. 각자의 상상으로 남겨졌던 지점이 드라마를 통해 구체적으로 형상화되면서 새로운 느낌을 전달한다. 뿐만 아니라 웹툰 팬들로 인해 자연스러운 홍보 마케팅이 이뤄지는 점도 웹툰 원작 드라마의 인기몰이에 도움을 준다. 배우들 역시 탄탄한 이야기를 배경으로 참신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 만화 원작 드라마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최근 웹툰이나 만화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 시나리오가 정말 많이 쏟아지고 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의 캐릭터는 시나리오 때부터 특별한 맛이 있다. 아무래도 다른 시나리오보다 더 눈이 가고 추천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웹툰은 탄탄한 시나리오와 안정된 캐스팅, 화제성 등으로 인해 다른 작품보다 손쉽게 제작되며 안방극장을 말그대로 공습하고 있다.
다양한 장점을 갖춘 만화 원작 드라마라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를 완성도 있게 구현하지 못했을 경우 "원작을 훼손했다"는 강도 높은 비판을 받기도 한다. 원작의 테마나 재미를 얼마나 훌륭하게 드라마로 풀어내는지가 성공의 관건이다.
만화 원작의 실패 사례로 남는 <내일도 칸타빌레>는 네티즌들이 원하는 배우 심은경을 캐스팅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설정으로 시청자의 반감을 사면서 외면 받았다. 이 외에도 많은 작품이 원작의 고유한 매력 혹은 테마와 괴리감을 보이며 시청자의 관심 밖으로 멀어졌다. 성공을 거둔 <미생>도 마지막화에서는 '슈퍼맨이 된 장그래'라는 설정으로 혹평을 받기도 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만화 원작 드라마의 가장 기본적인 성공 요건은 각색이다. 원작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드라마의 특성에 맞는 각색이 있지 않으면 원작 드라마는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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