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 노조가 임직원들이 회사 지분을 사들여 종업원지주회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자용 KDB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은 3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KB, 신한, 한국 등 금융지주사로의 매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매각에 있어서 겹치는 인력 규모가 어느 정도이고, 합병과정 속에서 대우증권 문화와 전통이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라며 “인력이 갑자기 신한금융, 한투와 합쳐지면 대규모 인력조정이 불가피할 것 같고, KB가 인수하더라도 KB투자증권과의 합병 과정에서 대우증권의 문화적인 부분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주주 입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협의는 해봐야 하지만, 노조 측의 기본적인 입장은 대우증권 임직원이 주인이 돼서 가능하면 독자적으로 가는 그림이 제일 좋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내년에 총선도 있고 해서 매각 시점은 (클로징 기준으로)내년 상반기를 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최근 대우조선해양 이슈가 터지는 등 매각 작업이 빨라질 수 있겠다고 판단해 ‘종업원지주회사’ 방안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수자금 마련은 임직원들이 얼마나 참여할 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그는 “대우증권 임직원이 3100명 정도 되는데, 실질적으로 필요한 자금은 35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며 “3500억원을 토대로 해서 레버리지를 고려 7000억원 정도가 필요한 것인데, 이를 단순 계산하면 임직원들이 1억원 이상 내야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자금이 모자라면 우호적인 투자자들을 일부 범위를 확대해가면서 자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노조 측은 내주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산은지주가 대우증권을 매각함에 있어서 임직원들이 이니셔티브(주도권)을 가지고 가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 위원장은 “우선적으로 우리가 인수할 수 있는 권리 등과 같은 부분들이 있어야 되고, 너무 신속하거나 졸속으로 매각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임직원들을 통해서 외부 매각에 대한 반대 입장, 그리고 매각 시에 임직원들이 주체가 되는 인수구조에 대한 이니셔티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이르면 다음 주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증권 노조는 최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언론인터뷰를 통해 대우증권과 KDB자산운용을 묶어서 매각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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