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경기 도중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써서 최근 논란의 도마에 올랐던 선수가 소속 구단의 자체 징계를 받았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2일 오후 수원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KT와 원정 경기를 하던 시점에 SNS에 써서 물의를 일으킨 투수 이성민(25)에게 벌금 300만원과 10일 간 KBO 공식 경기(퓨처스 경기 포함) 출전 정지의 징계를 내렸다고 4일 발표했다.
이성민은 오후 6시52분 SNS '인스타그램'에 접속해 자신에게 들어온 팔로우 신청을 받아줬다. 계정이 비공개 상태가 아니기에 이는 대중에게 공개될 여지도 있었다.
그런데 이 사실이 끝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며 관련 논란이 꽤 커졌다. 타인이 대신 팔로우 신청을 받아준 것이 아니라면 경기를 하던 도중에 전자제품을 썼다는 식의 논리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만약 전자제품을 쓴 장소가 덕아웃 등 그라운드의 해당되는 범위라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규정에도 어긋난다.
구단에 따르면 이성민의 SNS 접속장소는 야구장 라커룸이다. 보통 마무리 투수는 경기 초반에 라커룸 또는 선수단용 버스에서 대기한다. 마무리 투수인 이성민은 경기 시작 20여분 정도 지난 SNS 접속 당시에는 라커룸에 머물렀다.
KBO 규정에는 '그라운드 내에서의 전자제품 사용'이란 지엽적인 제한 상황에서의 규정 위반시에 한한 처벌 내용만 있다. 이성민이 KBO 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같은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팬들의 비판은 멈추지 않았다. 프로의 본분에 어긋난다는 주장과 미국 메이저리그였다면 강력 처벌의 대상이라는 주장이 많았다. 이성민의 소속 구단인 롯데 팬들도 이번 사안에 대해 크게 비판했다.
공교롭게 이성민은 이날의 투구 내용이 매우 나빴다. 8-5로 롯데가 3점을 앞선 8회말 2사 1, 3루 상황에 나서 김상현에게 쓰리런포를 주며 리드를 빼앗겼고, 팀이 9회초 1점을 내며 리드를 다시 잡았지만 9회말 1점을 내주면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이날 롯데는 연장 12회의 접전 끝에 9-10 역전패를 당했다.
이성민에 대한 팬들의 비판 강도는 거세진 이유다. 물론 이성민이 프로 선수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성민은 "팬과 팀에 폐를 끼쳐 정말 죄송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 더욱 더 훈련과 경기에 몰두하겠다"고 했다. 이성민은 전날(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롯데 구단 측은 "온라인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방지하기 위해 SNS 관련 내규를 강화하고 지속적인 선수단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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