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증명서 사소한 실수 때문에'…FTA 특혜 불인정 사례 급증
대(對) 인니 수출물품 특혜 불인정 전년보다 359% 증가…관세청 '주의' 당부
2015-08-18 15:31:03 2015-08-18 15:31:03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이 원산지증명서의 일부 사소한 형식적인 오류로 인해 자유무역협정(이하 FTA) 특혜를 인정받지 못하거나, 원산지검증을 요청받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들의 사소한 부주의는 국내 업체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관세청에 따르면 최근 대(對) 인도네시아 수출물품이 특혜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수출기업이 발급한 원산지증명서에 대해 인도네시아로부터 FTA 특혜를 인정받는 못한 경우는 올해 7월말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9%나 증가했다. 건수로 보면 지난해 7월 22건에서 올해는 101건으로, 1년 새 79건이나 늘었다.
 
앞서 2013년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인도네시아로부터 특혜배제를 받은 누적 건수와 수출기업을 살펴보면, 237건·187개 업체에 이른다. 특혜배제건을 수출금액으로 따지면 1561만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72억원 상당이다.
 
올해 배제당한 FTA 특혜 주요 사례에는 품목별 원산지 결정기준을 기재하지 않은 경우가 43.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원산지 증명서의 뒷면 미인쇄가 27.3%로 뒤를 이었다. 원산지증명서상 필수기재사항인 소급발급 표시 등의 누락도 17.3%를 차지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원산지증명서 신청자와 발급기관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방지할 수 있는 경미한 형식상 오류로, 전체의 8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는 국내 수출기업의 수출경쟁력 약화와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원산지증명서의 형식적 오류는 인도네시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FTA에서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한·유럽연합(EU) FTA에서는 인증수출자번호가 아닌 사업자등록증 번호를 기재하거나 인증수출자번호 체계가 다른 경우가 많았고, 한·아세안 FTA에서는 원산지증명서 발급기관 인장이 사전 통보한 인장과 다르거나 원산지증명서와 송품장간 금액 또는 수량이 다른 경우가 흔했다.
 
수출기업들이 원산지증명서 작성시 사소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인력과 정보 부족 등의 원인이 가장 크다. 최근 FTA를 통한 교역이 증가함에 따라 FTA를 활용한 수출품목 원산지증명도 까다로워졌지만, 이를 제대로 알고 숙지하고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국내 전자부품 중간소재를 수출하고 있는 중소기업 A사는 "원산지증명과 관련해 경험도 적고 지식도 얕아 주의를 기울인다고 기울여도 실수가 나온다"며 "잘 모르는게 원인"이라고 토로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대부분의 우리 수출기업들이 원산지 검증경험과 관련 지식이 부족해 원산지 검증에 대한 대비가 취약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국내 수출기업에 대한 상대국 세관의 원산지 검증요청 또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검증요청 건수는 2012년 515건에서 지난해 2892건으로 461%나 증가했다.
 
관세청은 이에 따라 주기적으로 간담회와 설명회를 열고 중소기업의 FTA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기업 내 FTA 검증 전담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원산지검증에 대비해 각종 FTA 활성화 지원 정책을 적극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관세청은 "인도네시아 관세당국에 형식적인 오류로 인한 일방적인 FTA 특혜배제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통관단계에서 즉시 특혜배제를 하는 대신 원산지증명서의 정정을 우리 측에 요청하도록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상공회의소에 원산지증명서 오류 내역을 주기적으로 통보하고, 원산지증명서 발급시스템을 개선하도록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FTA를 활용하는 기업은 협정별 원산지 제도에 대해 제대로 숙지하고 체계적으로 원산지 검증 관리 체계를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자료=관세청)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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