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카메라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미러리스 시장 개화로 인해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신경전이 치열했다면, 최근에는 미러리스 업계 1위 입지를 굳힌 소니와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업계 강자 캐논간의 경쟁이 볼 만하다.
카메라라고 하면 DSLR과 '똑딱이'로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 이렇게 두 제품군만 존재했다. 그러던 2008년 국내에 미러리스 카메라가 등장했다. DSLR에 들어가는 반사경과 펜타프리즘을 없앤 덕에 더 가볍고 가격도 저렴하다.
국내 DSLR 업계에서 캐논과 니콘이 90% 이상의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진 탓에 진입 장벽이 높았다. 때문에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의 개화는 다른 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였다.
모델이 소니 '알파 7S'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 소니코리아
소니와
삼성전자(005930)가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점유율 80% 수준을 차지한 가운데 올림푸스와 후지필름, 니콘, 파나소닉 등이 미러리스 업계 3위 타이틀을 얻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올해부터 시장 판도가 바뀌었다. '2015년 글로벌 미러리스 카메라 업계 1위'를 목표로 세웠던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카메라 세계 일류화 주문 속에 과감한 투자에 나섰지만 미러리스 업계 1위인 소니와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사실상 삼성전자의 올해 글로벌 미러리스 카메라 업계 1위는 달성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3위 경쟁을 벌이던 업체들도 이제는 순위 싸움에서 한 발 물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2년 동안 세월호 사고와 메르스 사태로 인해 경기가 안좋은 탓에 카메라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탓에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순위 싸움은 의미 없다는 게 업체들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소니는 미러리스 카메라 업계 1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수량 기준으로 57%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기세를 몰아 DSLR 카메라 업계까지 위협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수량 기준으로 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를 합친 전체 렌즈 교환식 카메라 1위를 기록했다. 6월에는 캐논이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다시 1위를 차지하며 소니의 7개월 연속 1위 수성을 막았다.
수익성 면에서는 캐논이 앞선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량 기준으로 소니 점유율이 캐논을 5% 앞섰지만, 매출액으로는 캐논이 41%로 1위다. 소니는 금액 기준으로 20%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나머지 3·4위는 각각 10%대를 점유하고 있다.
소니가 더 많이 팔았지만 이윤은 캐논보다 낮은 상황. 이는 한대 당 판매 가격이 낮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캐논 제품의 평균 판매단가는 80만~90만원인 반면, 소니는 40만~50만원대다.
이에 소니는 포트폴리오 개선에 나섰다. 올 하반기 풀프레임 카메라를 앞세워 2015년 연간 기준 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를 합친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 판매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풀프레임은 필름 카메라와 동일한 35mm 크기의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로, 주로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고급기종으로 통한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소니가 미러리스 시장에 이어 전체 렌즈 교환식 카메라 시장까지 점유할지 여부에 쏠려 있다. 아직까지 캐논이 12년 연속 세계 및 국내 시장에서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급기종의 경우 마케팅을 통한 판매 확대가 가능하지만 전문가 시장은 다르다"며 "앞으로 카메라 시장은 소니가 전문사진가 집단의 마음을 사로 잡을지, 캐논이 이를 어떻게 방어할지에 따라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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