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대리점, 명시되지 않은 수수료 못받는다
'표준위탁계약서' 도입…업계 "시책은 마케팅 수단일 뿐"
2015-08-27 16:18:16 2015-08-27 16:18:31
앞으로 보험대리점은 보험사와 계약에서 명시되지 않은 수수료는 받을 수 없게 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험 상품 판매채널 개선 추진방안'을 마련했다고 27일 밝혔다.
 
금융당국은 자율규제 재정비, 시장질서 교란행위 규제 강화, 판매채널 인프라 개편 등 3단계에 걸쳐 보험 상품 판매채널을 단계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보험대리점은 2006년을 기점으로 보험사 전속설계사의 판매 비중을 넘어서 지난해 말에는 34.3%까지 올라섰다.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장점이 있지만 보험사 전속 설계사보다 불완전판매가 많고 보험사에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설계사 스카우트 과정에서 불공정행위 등 잡음이 끊이지 않자 당국이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를위해 보험사와 보험대리점은 과당경쟁과 불공정행위를 하지 않도록 내달 중 자율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자율협약은 보험상품 판매 과정에서 보험사와 보험대리점 간 수수료 정책 등을 담은 '표준위탁계약서'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표준위탁계약서를 도입해 보험사가 보험대리점에 부당한 보험계약 실적을 강요하거나 보험대리점이 보험사에 근거 없이 많은 수수료를 요구하는 부당행위를 없애자는 취지다.
 
권순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그동안 보험대리점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사무실 임대료, 직원 회식비, 출장비 등 부당한 비용을 보험사에 요구해왔다"며 "앞으로는 표준위탁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수수료와 시책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마케팅 수단인 시책을 표준화 한다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부당한 지급 행위를 막겠다는 기본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시책을 표준화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각 회사의 마케팅 방법 중의 하나인 시책을 표준화 한다는건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자율협약은 과도한 스카우트 관행에 제동을 거는 내용도 담고 있다. 보험사와 대리점이 채용하는 설계사에 대한 지원기준을 구체적으로 만들게 해 과도한 성과급이나 수수료를 지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설계사 조직을 빼가는 등 행위에 대한 내부 통제 기준을 마련하고 보험설계사 모집경력시스템 활용해 채용 제한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불완전 판매에 대한 보험대리점의 책임도 강화할 예정이다. 보험대리점에서 불완전판매가 발생했을 때 보험사 소속 보험설계사에게 부과하는 강도의 징계를 부과하도록 해 대리점의 책임성을 높이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보험대리점의 불공정 행위를 규율할 법적인 근거를 하반기 중에 마련할 예정이다.
 
보험대리점이 보험사에 위탁계약서 상 모집수수료 이외의 부당한 요구를 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법인보험대리점에는 상품을 비교하고 설명하는 의무를 부과할 계획이다. 보험설계사가 아닌 보험사에 보험료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릴 의무도 부과할 예정이다.
 
권순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보험상품 판매채널 개선 추진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금감원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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