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42)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종(55)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가 징역1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김씨의 살인미수 혐의는 유죄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김동아)는 11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다만 검찰이 추가로 기소한 국보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평소 미국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던 김씨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대외적으로 관철시키려고 리퍼트 대사의 얼굴과 목 부위에 중대한 상해를 입혔다"면서 "김씨는 자신의 행동으로 리퍼트 대사의 사망 위험 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씨가 리퍼트 대사의 얼굴이나 목 같은 특정 범위를 목표로 칼을 휘둘렀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김씨의 범행 동기와 피해자가 입은 상해 등을 종합할 때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며 김씨의 살인미수 혐의를 '유죄'로 봤다.
김씨에 대한 외교사절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는 "김씨가 모두 인정하는 취지로 답변하고 있다"면서 두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씨에 대한 국가보안법상 이적동조 등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주장하는 내용이 북한의 주장과 일부 일치하고 이적성을 띠는 문건을 소지했으며 이적 단체들이 주관하는 각종행사나 집회에 참여한 사실 등은 인정된다"면서도 "김씨의 이러한 활동이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직접적으로 위협했다고 볼 수 없으며 동맹국인 미국과의 외교 관계 악화 위험을 현실화했다는 명백한 증거도 없다"고 판시했다.
이날 검찰은 재판부가 김씨의 국보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점과 양형과 관련해서 항소할 뜻을 밝혔다.
김씨는 지난 3월5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리퍼트 대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뒤 현장에서 체포됐고, 검찰은 김씨에 대해 살인미수와 외교사절폭행,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후 지난달 22일 검찰은 김씨에 대해 국가보안법상 이적동조 혐의를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해 재판부의 허가를 받았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김기종 씨가 지난 3월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에서 신병인계를 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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