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된 이후 첫 금리 인상 시기는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연준 인사들 사이에서 올해 안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매파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만 여전히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인 만큼 시장의 혼란은 커지고 있다.
◇래커·록하트·불라드·윌리엄스 총재, 올해 금리 인상 주장
지난 9월 당시 금리 동결에 반대 표를 던진 연준 위원은 재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은 총재 단 한 명이었다. 그러나 회의가 끝난 후 지금까지 래커 총재를 포함해 총 네 명의 위원이 올해 안에 금리가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연설을 가진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커지고 있는 변동성이 미국 경제 전망까지 바꿔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인지 평가하려면 좀 더 신중하게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금리 동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록하트 총재는 “많은 것들이 안정화되면서 경제는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정상적인 상황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여 올해 말 금리 인상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연내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
이어 록하트 총재는 "금리 인상을 하지 않고 너무 오래 기다린다면 상당한 리스크들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또 다른 매파 성향 총재인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연내 금리 인상론을 지지했다.
불라드 총재는 "중국발 리스크가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 대기업들이 개별적으로 노출된 것보다 미국 경제는 중국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불라드 총재는"나라면 금리 동결을 반대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불라드 총재는 올해 FOMC 회의 투표권이 없다.
지난 주말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역시 비슷한 의견을 냈다. 뉴욕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윌리엄스 총재는 "금리 동결은 매우 힘들게 내린 결정이었다"면서 "올해 안에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전했다.
윌리엄스 총재 역시 "금리 인상을 미루게 되면 연준이 금리를 가파르게 올려야 하는 리스크가 있다"며 록하트 총재와 의견을 같이했다.
이 뿐 아니라 지난번 회의에서 유일하게 금리 인상을 주장했던 재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연준 웹사이트에서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음으로써 역효과의 위험을 높였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트레이더들은 2016년 금리 인상 예상
그러나 연준 인사들의 이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트레이더들은 가장 유력한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으로 꼽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를 추측할 수 있는 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52%의 트레이더들이 1월 금리 인상을 에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FOMC 회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가장 유력한 시기가 12월이엿지만 1월로 미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시장의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10월 같은 경우에는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에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연준이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물론 옐런 의장이 10월에도 필요하다면 기자회견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지만 원론적인 얘기일 뿐 사실상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댄 그린하우스 BTIG 수석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12월에도 금리가 인상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그때는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수의 글로벌 투자은행들 역시 미국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고 중국 발 글로벌둔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내년까지 기다리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렇듯 예측이 엇갈리는 가운데, 경제 지표는 뚜렷한 힌트를 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우수한 모습을 보였던 주택 지표마저 이날엔 부진하게 나오면서 혼란은 더해지고 있다.
이날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달 기존주택 판매량이 한달 전보다 4.8% 감소한 연간 531만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예상치였던 551만채 정도를 예상했었지만 여기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주요 외신들은 부진한 지표에 대해서 최근 주택 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금리를 올려도 된다는 확신을 줬었지만 이번 지표는 금리 인상을 미루도록 하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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