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9월 제조업 지표가 더 악화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7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간 데다가 6년6개월래 최저점을 재차 낮춘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경제 성장률 목표치인 7.0% 달성에 대한 회의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추가 부양에 대한 가능성은 높지만 정책 효과가 경제 회복으로 반영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9월 차이신 PMI 혹시나 했지만 역시 부진
2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9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7.0을 기록했다. 사전 전망치인 47.5를 하회했으며 직전월 47.3보다 둔화된 결과다.
PMI는 기준치인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50을 하회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이로써 차이신 제조업 지표는 7개월 연속 기준치 50을 하회하면서 경기 위축 국면을 이어갔으며 2009년 3월 이후로 또 다시 최저점을 낮췄다.
지수의 세부 항목들이 대체로 부진했다. 수주 잔고는 상승으로 전환했으나 개선 속도는 상당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으며 신규 주문과 신규 수출 주문, 고용 모두 8월 대비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디플레이션 압력에 직결되는 입력과 출력 가격 역시 빠르게 둔화됐다.
차이신은 해외 수요와 가격 부진이 지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반적인 흐름은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히판 차이신 인사이트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외부 수요가 꾸준히 둔화되면서 부진한 결과가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지수의 펀더멘털은 양호하며 구조 변환 과정을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성장률 7.0% 달성 회의론 확산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개선될 여지를 보이지 않자 글로벌 시장에서는 경제 침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경기로 시작된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더욱 악화된 이달지표 잠정치 발표로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엠마 로슨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 전략가는 “사실상 우리가 예상했던 수준 이하로 부진했다”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확실히 존재한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 6월부터 중국 증시가 급락하고 위안화 평가 절하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이달 지표가 재차 불을 지폈다고 평가했다. 전날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6.8%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 역시 중국 경제성장률을 6.8%로 제시한 바 있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7.0%의 성장률 목표치는 부합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지나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제조업 국가에서 고부가 가치 산업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어 제조업 지표 부진으로 경제 침체를 가늠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추가 부양 확실하나 효과는 글쎄
전문가들은 경제 둔화 우려로 인해 추가 부양책에 대한 갈증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봤다. 차이신은 "지난달 재정 정책에 따른 정부 지출이 확대된 가운데 부양책 효과의 지속성을 위해서 추가적인 조치가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오양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연내 중국 당국은 지급준비율을 50bp 인하하는 등 통화 완화 정책을 단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 성장에 재정 정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어 올해 GDP에서 재정정책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3%에서 2.8%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 제조업 지표가 유독 부진했던 이유는 전승절을 앞두고 공장 가동이 중단된 데다가 계절적으로 2분기가 제조업 비수기라는 것과 더불어 텐진항 폭발 사고로 교역이 위축되는 등 악재가 겹쳤던 탓”이라면서 “이 같은 일시적인 요인이 해소되면서 4분기에는 정부 부양책 효과에 힘입어 중국 경제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책 효과가 경제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여전히 과제다.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에 제기된 부양책들이 아직까지 별다른 효과가 없어 강력한 조치에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할 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장지안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부양책을 단행할 가능성은 높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위치한 전자 패널 공장의 직원이 조립 라인을 점검 중이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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