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글로벌 증시의 악몽이 재현됐다.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악재에 민감한 글로벌 증시가 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에 글로벌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부각되며 큰 폭으로 내렸다. 중국 발 충격은 상품 시장을 함께 무너뜨렸으며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됐다.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3대 지수는 지난달 24일 이후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전날 보다 469.68포인트(2.84%) 내린 1만6058.3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4%,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 역시 2.96% 급락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일제히 내렸다. 독일DAX지수와 프랑스CAC지수는 모두 2% 이상 미끄러졌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중국 국가통계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년래 최저점까지 내린 것이 글로벌 시장에 혼란을 안겼다고 진단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저점에서 반등했으나 여전히 불안심리가 잠재된 가운데 펀더멘털 불안감이 다시 부각된 것이다.
왕타오 UBS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하강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지표 둔화로 나타났다”며 “정부의 부양책 효과가 지표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자 시장 불신은 변동성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클레멘트 밀러 윌밍턴 포트폴리오매니저도 “지표가 투자자들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악화됐다”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발 위기 우려는 상품·외환시장까지 전이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의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보다 7.7% 급락한 45.41달러로 장을 마쳤다. 중국 경착륙 위기가 원유 수요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엔화와 유로화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띄었다. 전문가들은 투기세력들이 저금리통화로 투자했던 자금을 거둬들이는 과정에서 중국발 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엔화와 유로화에 대한 캐리트레이드를 청산했다고 밝혔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하반기 아시아에서 수요가 회복돼야만 세계 경제가 지지될 것”이라며 “다만, 강력한 수요의 반등은 당장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으로 글로벌 경제 회복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FT도 "시장과 경제의 성과는 별개가 아니라면서 시장 투자심리 역시 글로벌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돼야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 3대 지수는 중국 제조업 지표 둔화에 2% 이상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지수는 하루 동안 469포인트 하락했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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