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수 활성화 등을 목표로 지난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진행하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졸속추진으로 제대로 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의원이 6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의 본격적인 준비는 8월 중순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준비기간이 한달 반에 불과했던 셈이다.
산업부는 블랙프라이데이가 전국의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등 2만6000여개 점포와 전국 200여개의 전통시장, 온라인 유통업체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로 업체별로 50~70%의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50~70%의 할인율이 적용된 제품은 제한적이고, 대부분의 제품은 가을 정기세일 수준의 할인이 이루어지고 있다. 심지어 정가를 부풀린 후 할인을 적용해 실제 할인효과가 거의 없거나 미미한 사례도 발견됐다.
A사의 43인치형 TV는 정가가 172만원이지만 블랙프라이데이 할인률 43%를 적용해 96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정가 83만원에 판매됐고, 쿠폰할인을 적용하면 78만원에도 구입이 가능했다. 더 황당한 것은 동종 상품의 해외 인터넷쇼핑몰 판매가격은 347.99$, 약 41만원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B사의 정가 319만원 냉장고는 블랙프라이데이 할인가 259만원(할인률 18.8%)에 팔리고 있지만, 이 제품의 인터넷 쇼핑몰 최저가는 216만 3340원이었다.
모 대형마트에서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을 적용한 초코과자는 정가가 1290원, 할인가가 1200원으로 할인율이 저조했다. 그런데, 오 의원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해당 과자의 평균가격은 900원대, 최저가격이 700원대였던 경우도 있었다.
또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홍보하기 위해 개설된 사이트도 행사에 참여중인 전통시장의 할인 내역이나 홍보 이벤트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3단계를 거쳐 파일을 다운받은 후에야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안내가 취약하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발생한 원인은 행사 준비기간이 한달 반에 불과했고, 행사참여주체들에게 행사참여신청 요청이 행사 시작 일주일 전에 발송되는 등 준비과정이 졸속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오 의원의 지적이다.
오영식 의원은 “우리나라의 유통구조 상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대규모 할인 행사는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가을 정기세일 정도 수준의 행사를 마치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규모로 과도하게 홍보한 산업부의 탁상행정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에는 정가 부풀리기, 유명무실한 할인가격 적용 등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실질적으로 국민생활에 도움이 되는 할인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의원.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