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다시 불붙은 '환율 전쟁'에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를 둘러싼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우려했다.
IMF최고 자문기구인 IMFC(International Monetary and Financial Committee)는 10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제32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공동선언문(코뮈니케)을 채택했다. IMFC는 IMF 회원국을 대표하는 24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여한다.
IMFC는 금융 안전성 위험 관리, 무역 활성화, 단기 및 잠재 성장률 제고 등을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하고 구속력 있는 이행을 위해 협력하는 것을 주요 정책 우선사항으로 채택했다.
또 경쟁적인 통화가치의 평가절하는 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선진국은 적절한 경우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IMF는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회복이 지속되고 있으나 성장세가 완만하고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며 "세계 경제 전망에서 위험 요인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선진국에 대해서도 "낮은 원자재 가격,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 금융안전성 개선 등에 힘입어 회복세가 다소 개선되겠지만 근본적인 생산성 성장은 여전히 미약하다"며 "글로벌 수요가 한층 더 감소하고 공급 제약이 해소되지 않으면 성장률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IMFC는 경쟁적인 통화가치의 평가절하는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IMFC는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와 경쟁적 통화 가치 평가 절하를 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확인한다"며 "정책 기조를 신중하게 조정하는 동시에 명확하고 효율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과도한 시장 변동성과 부정적 파급 효과를 제한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금리 인상 시기를 12월로 늦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자 시간을 벌게 된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최근 기준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지난달 미국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자 미국이 금리를 올릴 때까지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에서다. 지난달 중순 이후 인도, 대만, 파키스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는 것.
IMFC는 신흥국이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충격 완충장치로서의 환율 유연성을 확보하고, 적정한 거시건전성 조치와 자본 유출입 관리조치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다음 IMFC 회의는 내년 4월 15∼1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다.
MF/WB 연차총회 참석차 페루 리마를 방문중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현지시간) 리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업무만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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