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신흥국 기업들의 연쇄 파산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저금리(cheap money)를 이용해 기업들이 과도하게 빚을 낸 부작용이 한꺼번에 몰아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료=IMF)
29일(현지시간) IMF는 이날 발간한 세계금융안정성보고서(GFSR)를 통해 "신흥국 기업들의 차입 규모가 지난 10년간 4배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금리를 올리면 이들 신흥국 기업들이 줄도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흥국 기업의 부채는 총 18조달러로 지난 2004년 4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각 국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대거 풀자 기업들은 돈을 빌려 자금 융통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 중국경제 둔화 등의 여파로 신흥국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에서 빚을 떠안고 있는 이들 기업들이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IMF측 설명이다. 더군다나 달러 빚을 낸 기업들은 달러상승과 함께 부채상환에 대한 부담은 한층 높아진 상태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IMF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신흥국 기업 파산의 뇌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부채 상환 부담이 높아진 상태인 만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직접적인 충격이 불가피 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달러강세 등 외부요인으로 채무상환 부담이 높아진 상태지만 이에대한 헤지를 해둔 기업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신흥국 채무 기업들은 글로벌 통화긴축 움직임에 훨씬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내달 9일부터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신흥시장 채무와 미국의 금리인상이 신흥국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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