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스토리)사이보그 재테크 시대 여는 '로보어드바이저'
업계 서비스 박차…핀테크·ETF 활성화로 내년 원년 기대
2015-10-18 12:00:00 2015-10-18 15:46:10
'정성적 판단에 의한 포트폴리오 구성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수많은 퀀트 기반 요인분석과 최적화 자산배분 기업에 인공지능을 결합한다.'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쿼터백랩(Quarterback Lab)은 빅테이터와 머신러닝(기계학습)을 이용한 시스템이 개인들의 글로벌 투자에 있어 필수라며 이같은 방식의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로봇을 뜻하는 '로보(Robo)', 자문 전문가인 '어드바이저(Advisor)'를 합친 로보어드바이저가 신개념 자산관리시장을 열어 재테크 투자자들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ETF 중점 투자…수수료 연 0.5% 수준
 
미국에서 서비스 규모를 키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국내 자산관리 시장에서도 잰걸음을 시작하며 투자자들을 위한 가이드 역할을 제대로 해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의 성향, 목표 수익률, 자금 성격 등을 바탕으로 자산배분과 리밸런싱 등의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고객의 투자상품 수수료 절감을 위해 대부분의 업체는 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보어드바이저가 떠오른 이유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저렴한 수수료 ▲절세효과 ▲객관적 평가를 꼽았다.
 
수수료는 연 0.5% 수준이 될 전망인데 일반 자문사를 이용할 때 1% 이상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것에 비해 부담이 덜하다. 물론 전문가가 아닌 알고리즘 기반의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다는 점이 그 이유다.
 
최창규 연구원은 "PB(프라이빗뱅커)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자산배분을 하는 게 아니라 알고리즘 기반의 투자 판단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다"며 "다만 이는 장점이면서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 유동식 스마트금융본부장(오른쪽)과 쿼터백랩 양신형 대표가 이달 초 업무제휴 협약식을 가졌다. 사진/KDB대우증권
 
증권·운용사, 쿼터백랩 등과 MOU 활발
 
국내에는 쿼터백랩, 에임(AIM), 디셈버앤컴패니와 온라인 자산관리 스타트업 업체 등이 로보어드바이저 사업의 걸음마 단계를 밟고 있다.
 
증권사 중에서는 KDB대우증권의 발빠른 행보가 눈에 띈다. 이 회사는 AIM, 디셈버앤컴퍼니에 이어 이달 쿼터백랩과도 로보어드바이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쿼터백랩과는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등 데이터 분석과 국내외 기관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의 정성적 분석을 포함한 한국형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다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도 비슷한 시스템 구축에 들어갔다.
 
유동식 KDB대우증권 스마트금융본부장은 "이번 쿼터백랩과 협력을 통해 KDB대우증권이 구축하고자 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생태계가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과의 MOU를 통해 투자자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제반 인프라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쿼터백랩은 '리스크에 대한 이미지', '감내할 수 있는 손실수준', '주식포트폴리오의 급락시 대처', '여윳돈 1억원 운용방식', '최대 수익·손실률' 5단계에 걸쳐 위험성향을 측정한다. 이후 여유자금, 재무목표 달성, 은퇴 설계 등 투자목적에 따른 포트폴리오를 설계해준다.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전망 및 국내 시장 현황
미국 12개 기업 서비스중…'사이보그' 형태로 발전기대
 
미국에서는 배터먼트(Batterment), 웰스프론트(Wealthfront) 등 12개 스타트업들이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이프라이빗뱅킹(MyPrivateBanking)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200억달러 규모 수준의 시장이 2020년이면 22배 성장한 45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 업체들의 최소 투자금액은 없거나 5000달러~10만달러(약 570만~1억원)이며, 포트폴리오별로 최대 7개~100개 ETF를 운용한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주 투자처인 ETF는 최근 정책적인 지지도 받고 있어 기대감은 더욱 크다. 최창규 연구원은 "내년 초 한국핀테크협회가 출범할 예정인데다 금융위의 ETF 시장 발전안이 개인투자자의 ETF 활성화를 명시하고 있어 내년은 국내 로보어드바이저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의 자문서비스를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지홍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전통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100%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관계자도 "포트폴리오 관리뿐 아니라 사업 운영, 상속, 부동산, 투자 철학을 포함하는 큰 그림을 그리려면 여전히 전문가의 손실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지홍 연구원은 "특히 다양한 환경에서 유효성을 검증받지 못했기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가 금융시장이 불안한 시기에 고객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기술력과 사람의 지능이 혼합된 사이보그 형태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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