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순이자 마진이 위축 일로를 걷자, 주요 은행들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저성장, 저금리 기조 아래서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 글로벌 사업을 역동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먼저 지난 30여년 동안 꾸준히 해외 진출을 모색해 오던 신한은행은 이번 하반기부터 '선택과 집중',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이란 글로벌 전략 목표를 세우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만한 지역에 포커스를 맞추기로 했다.
또 베트남 진출 경험을 살려 상품과 서비스, 업무 프로세스를 현지상황에 맞게 업그레이드 해 영업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멕시코와 필리핀, 인도네시아, 두바이 등 현재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시장에서도 조기에 가시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은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자산 비중을 40%까지 끌어 올리자는 목표를 세우고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으로 먼저 진출하자는 전략을 짰다.
이 전략대로 인도와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 지역과 동유럽, 러시아 등 지역이 꼽혔다.
지난 5월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열린 '하나은행 베트남 호치민지점 개점식'에 참석한 김병호 하나은행장
및 내빈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성장지역 진출과 더불어 현지화 역량을 키우는 데 역점을 뒀다. 이를 위해 한국계 자동차 부품업체가 다수 진출한 동유럽 지역에 1인 주재원 근무 사무소인 LPO를 도입하고 이후 자치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기아차 진출이 증가한 멕시코에서는 현지법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 또한 수익원을 확보하고 고객의 해외금융 수요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해외 진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 등 메콩강 주변의 동남아 국가와 중국에서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이번 하반기 동안 상해분행 개점, 인도 뭄바이 사무소와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 지점전환 인가 등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해외사업은 철저한 준비가 선행되지 안흐면 성공하기 어려워 10년 간 큰 그림을 그리고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현재 은행과 카드, 캐피탈, 자산운용 등 비은행 계열사를 포함해 전체 그룹이 글로벌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인도 구르가온지점을 신설하고 베트남 현지법인을 세우는 절차를 밟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네트워크를 전 세계 210개까지 확대하는 목표도 세웠다. 농협은행은 농협금융과 범농협을 연계한 글로벌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점포수는 지난 2003년 107개에서 지난해 153개로 11년 간 연평균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총자산은 연평균 11.4% 증가했다. 연평균 6.4% 성장한 국내은행 총자산보다 두 배나 많은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진출은 성숙단계에 이른 국내 은행이 해야 할 필수 과제"라며 "은행들은 국내시장의 대안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해서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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