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배웠던 구구단을 기억해보면 처음 배울때는 힘들었지만 덕분에 일상적인 계산은 쉽게 할 수 있다. 돈 관리 능력도 이와 같은 것이다. 처음에는 힘이 들 수 있지만 일단 몸에 베어버리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 금융교육이 어릴 수록 좋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기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일본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용돈게임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용돈 게임은 일정한 용돈을 주기 전에 자녀와 이야기하면서 용돈으로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어떻게 보충할 것인지, 아이 자신이 생각하면서 진행시켜 나가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일본 소비자교육학회 니시무라 타카오 회장은 일본 쥬니치 신문 칼럼을 통해 "아이는 곧 사회 속에서 일하고 월급을 받게 될 것"이라며 "그 때 중요한 것이 한정된 월급 속에서 돈을 변통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 돈을 사용, 관리하며 저축 할 수있는 능력을 게임을 통해 길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니시무라 타카오는 특히 "요즘 아이가 원하는 것은 부모가 무엇이든 사주려고 하는 풍토가 문제"라며 "신용카드나 모바일 카드, 등 전자화폐 등 '보이지 않는 돈'을 통해 결제하는 시스템이 아이들의 금전감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용돈게임을 통해 과자와 주스의 구입 등 일상생활에서 쓰는 돈 외에도 노트와 학용품 , 게임기 등의 구입을 위해 돈을 저축해야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식기를 정리하고 빨래를 접는 등 가사일부를 자녀에게 맡기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부모와 아이는 먼저 회의를 열어 용돈 금액과 분담해야할 가사를 결정해 '용동계약서'를 적는다. 이때 욕실 청소 및 식물에 물, 애완 동물 관리 등 나이에 따라 분담 할 수있는 가사를 생각하고 어떤 일을 일주일에 몇 번 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결정한 것은 '용돈 계약서'에 적는다. 물론 부모와 자식간 계약은 익숙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니시무라 타카오는 어릴 때부터 사회구조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용돈은 '지금 원하는 것' '오랫동안 저축'등으로 나눠 분류하면 용돈을 관리하기 쉽다. 일부에서는 용돈을 주다보면 금액이 과하지 않느냐는 시선도 나온다. 그러나 니시무라 타카오 회장은 "쓰다보면 실패를 경험할 수 있지만 아이가 용돈을 주도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고 부모가 참견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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