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하창우)가 사상 처음으로 검사평가제를 도입해 본격적인 시행에 나섰다.
대한변협은 21일 오전 10시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검사평가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평가는 2015년 전 기간 수행한 형사사건을 대상으로 하며, 오늘부터 오는 12월31일까지 검사평가표를 작성하게 된다.
내년 1월 평가결과를 분석해 우수검사와 하위검사를 선정하고, 우수검사 명단은 공개할 예정이다. 하위검사는 사례만 공개하고 결과를 본인에게 통지하지만 평가결과를 법무부와 각 지방검찰청, 대검찰청, 검사인사평가위원회로 보내 인사자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평가 대상 검사는 수사에 관여한 검사와 공판을 담당한 검사 등 둘로 나뉜다. 피의자와 피고인의 변호인으로서 수사와 공판 과정에 직접 관여한 변호사가 소속 지방변호사회 온라인 프로그램이나 수기 방식으로 설문조사 형태의 평가표를 작성해 평가하게 된다.
작성된 검사평가표는 소속지방변호사별로 보관하고 있다가 대한변협이 결과를 취합해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인사자료로 전달된다.
평가방식은 ▲윤리성 및 청렴성(15점) ▲인권의식 및 적법절차의 준수(25점) ▲공정성 및 정치적 중립성(15점) ▲직무성실성 및 신속성(15점) ▲직무능력성 및 검찰권행사의 설득력(15점) ▲친절성 및 절차진행의 융통성(15점) 등 6개 평가항목에 점수를 부여한 뒤, 각 항목을 A(매우 좋다), B(좋다), C(보통이다), D(나쁘다), E(매우 나쁘다)의 5등급으로 평가한다.
구체적으로 수사검사에 대해서는 ▲ 부당한 이익을 위해 직무나 직위를 이용했는지 ▲ 모욕적 언행이나 자백 목적의 강압적 수사를 했는지 ▲ 참고인을 피의자 방식으로 조사했는지 ▲ 변호인의 피의자신문참여권을 부당하게 침해했는지 ▲ 정치적 압력 등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했는지 ▲ 수사상황 및 수사결과를 부적절하게 공개했는지 등이 평가내용이다.
공판 검사는 ▲ 위법한 수사절차를 통해 수집된 자백 혹은 증거를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바로잡았는지 ▲ 공소유지에 있어 부당한 증거신청, 재판지연 시도 등을 했는지 ▲ 재정신청 사건 등에서 무성의한 무죄구형을 했는지 ▲ 증인신청, 증인신문 등에 있어 논리적이고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고 권한을 했는지 ▲ 관련주장 및 자료를 성실하게 검토하였는지 등을 평가한다.
변협은 검사평가표 가이드라인과 운영프로그램 제공⋅결과취합 등을 통합관리하고 각 지방변호사회가 독자적으로 평가를 집행하고 운영하게 된다.
변협은 이를 위해 ‘검사평가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10인 이상 30인 이내 위원으로 구성되며 위원은 협회장이 변호사 회원 중에서 임명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법조계와 학계, 언론계, 유관기관 등 외부 인사와 경험과 덕망 있는 자 중에서 위촉할 수 있다. 위원장은 협회장이 추천한 위원 중에서 위원회가 선임한다.
위원회는 평가항목 결정과 변경, 집계와 통계표 작성, 전국 단위 검사평가결과공개 여부 등을 결정하며 각 지방회는 검사평가 실시, 소속 회원의 평가 참여 독려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하창우 회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검사평가제는 피의자와 참고인 나아가 우리 국민 모두의 인권보호를 위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이 시대의 준엄한 요청"이라고 강조하고 "검사평가제를 통해 인권의식을 바탕으로 직무를 훌륭히 수행하는 검사를 널리 알리고 그렇지 않은 검사를 경계함으로써 더 이상 일부 검사에 의해 정의가 훼손되거나 인권이 유린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이 21일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에서 검사평가제 시행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방글아 기자
최기철·방글아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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