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아직 20살도 안된 뉴질랜드 교포 여자골퍼 리디아 고(18·한국명 고보경)가 26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 랭킹에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박인비(27·KB금융그룹)에게 선두를 넘겨준 지 20주 만이다.
리디아 고는 지난 25일 대만 타이베이의 미라마르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시즌에만 어느새 5승째 기록이다.
지난 8월 열린 LPGA 투어 캐나다오픈 당시 리디아 고. 사진/뉴스1
뿐만 아니라 이날 리디아 고는 LPGA 투어 최연소 10승으로 세계 최연소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했다. 리디아 고는 만 18세 6개월 1일이 된 날에 우승해 종전 최연소 LPGA 투어 10승 기록인 낸시 로페스(58·미국)가 1979년에 세웠던 22세 2개월 5일 기록을 약 32개월(3년8개월) 가량이나 앞당겼다.
리디아 고의 이번 기록은 여자는 물론 남자를 통틀어도 최연소 10승 기록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연소 10승은 지난 1929년 호튼 스미스가 세운 21세 7개월이다.
근래 세계 여자 골프의 최연소 기록은 리디아 고가 대부분 경신 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 나이로 16살이던 2012년 1월 호주여자프로골프(ALPG) 투어 뉴사우스 웨일스오픈 우승으로 프로 대회 최연소 우승(14세9개월)을 기록했고, 같은 해 8월 열린 LPGA 투어 캐나다오픈에서도 LPGA 투어 최연소 우승(15세4개월)을 기록하는 등 프로 데뷔 전부터 연달아 기록 경신 행진을 벌였다.
이후 리디아 고는 LPGA 투어의 최연소 2승(2013년 8월·캐나다오픈·16세4개월), 최연소 상금 100만달러 돌파(2014년 7월), 최연소 메이저 대회 우승(2014년 9월·에비앙 챔피언십·18세4개월20일), 최연소 신인상(2014년 11월) 등의 쟁쟁한 기록을 남겼다.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 최연소 우승 기록(2013년2월·뉴질랜드오픈·15세10개월)도 역시 리디아 고의 차지였다.
아직 리디아 고는 다른 선수에 비해 무척 젊다. 세계 골프계의 주요 여자 선수들과 비교해 보면 리디아 고는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 펑샨샨(26·중국), 양희영(26·PNS), 박인비보다 7~9살,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보다는 12살이나 어리다. 심지어 리디아 고의 나이에 곱절이 조금 안 된 수잔 페테르센(34·노르웨이)도 현역으로 왕성히 활동 중이다.
이제 프로 선수가 된 지 2시즌 차인 리디아 고는 아직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 선수 생활에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향후 리디아 고는 계속해서 골프계의 새 역사를 쓸 가능성이 크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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