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츠(Racz) 박사가 개발한 신경성형술에 사용되는 도관은 방향을 조정하기 어렵고 도관이 가늘고 약해서 진행 중 저항이 큰 구조물을 만나면 쉽게 구부러져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한다. 이런 단점들을 극복하고자 개발된 것이 네비게이션 카테터(Navigation catheter)이다. 외경이 약 2mm정도로 Racz관에 비해 훨씬 굵으며 방향조정도 용이하다. 직경이 굵어져서 저항을 이겨내는 능력이 개선되었으며, 치료제를 주입하는 구멍을 통해 생리식염수를 순간적으로 높은 압력으로 주입하여 유착을 박리할 수도 있다. 도관 자체에 조정을 위한 가느다란 철심이 내장되어 있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유도철심(guiding wire)을 추가로 사용하여 도관의 강도에 변화를 줌으로써 저항을 이겨내는 힘을 증가시키고 목표에 도달할 확률을 높였다.
1세대 네비게이션 카테터는 한 방향으로만 구부릴 수 있어서 반대편 병변에 접근하려면 일단 도관을 제거한 뒤 처음부터 다시 접근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고 도관의 조정을 위해 내장된 철선이 약해서 시술 도중 끊어지는 경우가 빈번하였다.
2세대 네비게이션 카테터는 양방향으로 구부릴 수 있어 반대측 접근을 위해 도관을 제거할 필요 없이 바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으며, 도관에 내장된 철심도 강해져서 유착박리 능력도 개선되었고 한 번에 여러 분절에 대한 시술도 가능하게 되었다. 수술 후 생긴 유착은 일반적인 네비게이션 카테터로는 병변 접근조차 힘든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풍선도관의 사용이 유리하다. 유착부위에 풍선을 부풀려서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일반도관으로는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최근에는 도관에 치료제를 투입하는 공간 외에 내시경과 레이저를 위한 공간이 추가된 네비게이션 카테터가 개발되어, 화면으로 시술 부위를 직접 확인하고 유착의 원인인 섬유 띠나 막을 레이저로 제거할 수 있다.
내시경과 레이저가 신경성형술에 포함된 이후 신경성형술은 본격적으로 유착박리 외 다른 질환에도 사용될 수 있게 되었다. 만성 난치성 디스크성 요통 환자에서 통증의 원인인 윤상인대를 레이저로 치료할 수 있게 되었으며, 탈출되어 아래로 흘러내린 디스크 수핵을 레이저로 제거함으로써 추간판 탈출증을 수술 없이 신경성형술 만으로 완치가 가능하게 되었다. 물론 모든 경우의 추간판 탈출증이 시술 대상은 아니다. 탈출된 수핵의 크기가 크거나 석회화 된 경우는 금기사항이다. 또한 1-2번, 2-3번 등 상위 요추의 경우는 시술이 불가능하다.
척추관 협착의 경우 신경성형술로 근치는 아니더라도 증상의 개선은 가능하다. 물론 뼈가 자라난 것은 해결할 수 없지만 비후된 황색인대 등 연부조직 증식이나 만성 염증으로 인한 유착은 풍선도관, 레이저 등을 사용하여 제거가 가능하다. 신경근 주위로 도관을 반복적으로 전진, 후진시키는 과정을 통해서 신경근의 가동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반드시 수술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심한 환자이지만 고령 등의 이유로 근치 수술을 감당할 수 없는 경우 신경성형술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중심성 협착보다는 추간공 협착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경우 뼈가 자라거나 전위되어 추간공이 좁아진 것은 해결할 수 없지만 풍선도관 등을 사용하여 비후된 연부조직을 제거함으로써 환자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수술 후 유착으로 인한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신경성형술은 이제 급성 추간판 탈출증, 만성 요통, 척추관 협착증, 골절 후 통증 등 적용분야가 계속 넓어지고 있으며, 도관의 성능도 계속 발전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확실한 적응증이나 비용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적절한 환자에 숙달된 의사가 시행한다면 좋은 치료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인 것은 확실하다.
◇ 최석민 자인메디병원 척추센터장
- 중앙대학교 대학원 의학박사
- 중앙대 부속병원 척추 전임의
- 우리들병원 전임의
- 광명성애병원 척추센터장
- 명지성모병원 척추센터장
- 명지성모병원 진료부장
- 명지성모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 검단 탑병원 척추센터 과장
- 김해 중앙병원 척추센터 과장
- 신경외과 학회 서울-경인지회 운영위원
-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자문위원
- 대한 신경외과 학회 정회원
- 대한 척추 신경외과 학회 정회원
- 대한 통증학회 정회원
- AO spine 정회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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