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축구판 '미생'으로 불렸던 인천유나이티드가 FA(대한축구협회)컵 준우승의 감동 스토리를 써냈다.
인천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FC서울에 1-3으로 패했지만 값진 준우승을 챙겼다.
인천의 준우승은 시즌 초 축구계의 전망을 뒤엎은 결과다. 시민구단의 간절함이 배고픔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 사례이기도 하다.
시즌 전부터 인천은 전임 김봉길 감독이 물러나고 신임 김도훈 감독이 부임하면서 안팎으로 잡음이 심했다. 전지훈련 일정도 연기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중반에는 구단 재정난에 따른 선수단 임금체납이 밖으로 드러나면서 한바탕 홍역을 앓기도 했다.
돌파구는 하나였다. 인천은 김도훈 감독의 '늑대축구'를 중심으로 한 발 더 뛰는 조직력 축구를 내걸었다. 선수들도 경기에 나서는 것을 소중히 생각하며 이에 화답했다.
실제 인천 선수단은 1경기에서 12km 이상 뛰는 선수가 즐비했다. 이 가운데 김도혁은 시즌 막바지 성남전에서 13km를 뛰며 올 시즌 K리그 전체 선수 중 1경기에서 가장 많이 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선수들은 "프로라면 돈 이전에 경기에 나서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도훈 감독은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자랑스러운 2등"이라며 "다들 우리를 보고 기적이라고 했지만 우리 스스로 만들어 냈으므로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선수단을 독려했다.
'팀 인천'으로 뭉친 의지가 통했는지 결승전에 참석한 인천 원정 서포터들은 '우리에게 돈이 없지 꿈이 없는가'라는 걸개를 휘날리며 환호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 FC서울과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인천 이효균이 후반 동점골을 터뜨리자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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