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아닌 금리, 원자재, 환율 등을 활용해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파생결합증권(DLS : Derivative Linked Securities)에 투자 수요가 꾸준하다. 지난 2분기 8조1000억원으로 발행량이 큰폭으로 오르는 등 최근 3년째 국내 DLS 발행규모는 지속적인 증가세다.
하지만 기초자산가격 하락 영향으로 조기상환 기회가 줄어들면서 3분기 들어 발행규모가 다시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어 DLS 상품에 가입하려는 투자자들은 기초자산별 가격 전망을 신중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DLS, ELS와 구조 유사…금·은·원유 등 투자
DLS는 쉽게 말해 주가연계증권(ELS)과 구조는 비슷하지만 기초자산이 다르다고 보면 된다. 주가가 아닌 금·은·원유·구리 등 실물자산, 금리, 기업의 신용등급, 농산물의 기초자산 변동과 연계에 사전에 정해진 수익구조에 따라 투자손익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금리 기초자산 DLS의 수익구조는 전체 투자기간 중 CD금리가 2.0~4.2% 내에 있는 기간이 차지하는 비율에 비례에 수익률이 결정된다고 하자. 모든 구간 내에 있었다면 5.5%의 수익이 보장되고, 모든 구간을 벗어났다면 원금만이 보장되는 식이다. 특정한 범위 이하로 떨어진 경우에는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DLS 발행규모는 올해 2분기 큰폭으로 상승한 후 다시 하락세로 전환하긴 했지만, 최근 3년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갔다. 발행금액은 2013년 2분기 4조원대로 떨어졌다가 꾸준히 증가해 올해 2분기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김현숙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해 2분기에 DLS 발행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은 불안정한 국내외 정세에도 불구하고 최저금리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로 인식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건 충족시 연 6~8%대 수익 제시
3분기 기준 DLS 기초자산은 금리가 3조1000억원으로 총 발행금액의 59%를 차지했고 신용사건이 29%로 뒤를 이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H지수(HSCEI) ELS 모집이 재개되긴 했지만 아직 논쟁이 남아있어 주요 증권사들이 DLS 발행에 집중하고 있다"며 "최근 DLS 기초자산에 대한 저점 인식도 모집 규모를 확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ELS 시장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손실구간을 의미하는 '녹인'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에 위축되기도 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공모한 DLS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브렌트유(Brent), 런던 금가격 등을 기초자산으로 했다. 증권사간 판매경쟁과 수익률 확보를 위해 다양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새로운 상품개발 추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동부증권은 오는 6일까지 WTI 최근월선물, 브렌트유 최근월선물, 런던 금가격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최고 연 6.00%의 수익을 지급하는 DLS를 판매한다.
SK증권은 오는 5일까지 WTI 최근월선물, 브렌트유 최근월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9개월 만기 '제260회 DLS'를 공모한다. 두 기초자산이 매 3개월 조기상환평가일마다 최초기준가격의 85%(3개월, 6개월, 9개월) 이상이면 연 8.0%의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다.
지난달 말 하이투자증권이 판매한 'HI DLS 66호'는 6개월 만기 3개월 단위 자동조기상환형으로 자동조기상환 평가일에 기초자산 원유(WTI·브렌트) 종가가 최초기준가격 100%(3개월), 95%(6개월) 이상이면 최대 3.30%(연 6.60%)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다.
저금리에 상대적 고수익…가격전망은 보수적
최근 3년 DLS 발행은 지속적으로 늘었지만, 지난 3분기 DLS 발행금액은 5조2000억원, 종목수는 863개로 전분기보다 각각 35.7%, 14.0% 줄었다. 원유와 국제금값 하락에 DLS 투자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김현숙 연구원은 "기조자산가격 하락으로 조기상환 기회가 줄어들면서 DLS에 재투자하는 기회도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금리가 인상된다면 DLS 발행실적이 둔화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상품으로 인식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한달 주요 원자재 가격 변동률은 WTI 3.0%, 금 1.3%, 전기동 2.9%, 옥수수 -1.7% 등이다. 가격적 매력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투자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전망도 많아 투자에 나설 때는 신중해야 한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원유 재고 증가와 달러화 강세 전망에 따라 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이며, 전반적인 수요 부진에 전기동 가격도 약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엘니뇨에 의해 곡물가격은 하방 경직성을 띠면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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