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 폭스바겐, 국내외 대처 방안 '천지차이'
2015-11-17 15:12:29 2015-11-17 15:12:29
[뉴스토마토 강진웅기자] 폭스바겐이 디젤차 질소산화물 배기가스에 이어 가솔린·디젤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마저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폭스바겐은 해외에서는 악화된 여론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판매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15일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폭스바겐 그룹이 유럽에 판매된 43만대의 2016년형 신차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작했음을 고백했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 폭스바겐은 내부 조사를 통해 80만대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수치가 불일치한다고 밝혔는데 그중 43만대가 신차인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폭스바겐은 80만대에 대해 리콜과 함께 오차가 10% 이상 나는 차량에 대해서는 환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폭스바겐은 북미지역에서 문제가 된 디젤 차량 판매를 중단했다. 또 북미 소비자 48만명을 대상으로 상품권 카드 제공, 3년 무상수리 연장 등의 보상 계획을 발표하며 고객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태도는 전혀 다르다. 국내에서 배기가스 조작과 관련된 차량은 무려 12만여대에 달하지만 파문이 불거진 뒤 20여일이 지나서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수습 방안은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 
 
이런 와중에 폭스바겐코리아는 판매량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가격 프로모션을 시행 중이다. 폭스바겐은 이달 한 달간 전 차종 무이자할부 판매와 파격적인 현금 할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울의 한 폭스바겐 영업점 관계자는 “이달 프로모션 발표 이후 전시장을 찾는 고객이 많이 늘었고 신규 계약 건수도 급증해 일부 모델은 재고가 거의 바닥난 상태”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디젤 파문 이전 수준까지 판매량이 회복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피해보상 대책은 전혀 내놓지 않은 채 판매 회복에만 힘을 쏟고 있는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은 지금까지 국내에서의 판매량 확대에 비해 서비스망 확충이 미진해 고객들의 불만이 많았다”며 “조작 파문으로 폭스바겐 차량 가치가 떨어지는 와중에 근본적 문제 개선 방안과 수습책은 내놓지 않고 판매량만 늘리려는 모습은 기존 고객들의 불만을 키워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이번 프로모션이 브랜드 이미지를 스스로 실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고차 시장에서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제값을 주고 구매했던 고객들이 뜻하지 않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폭스바겐의 로고. 사진/ AP뉴시스
 
강진웅 기자 multimovie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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