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제 2의 도약을 위해 야심차게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한 현대차의 최대 목표는 고유 특성을 가진 최고급 세단을 탄생시키는 일이었다.
제네시스 브랜드 이름을 달고 선봉에 서는 EQ900가 최상급 고객 니즈에 맞는 주행성능 구현과 후석 편의성에 중점을 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처럼 기본성능 강화는 물론 유럽 고급차 수준의 고급감 향상을 위해 기술력을 총동원한 현대차는 EQ900가 전세계 모든 기후와 도로 조건을 경험하길 바랐다.
내구 성능과 R&H 성능, 승차감 등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고급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목표인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갖춘 초대형 럭셔리 세단'을 탄생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같은 욕심은 EQ900가 국내는 물론 미주, 아시아, 유럽 등 존재하는 거의 모든 기후 및 도로 조건을 거치는 혹독한 주행 시험을 가능케 하는 계기가 됐다.
벤츠, 렉서스 등 고급 브랜드 차종과의 주행 성능 비교를 위해 시험 주행을 준비 중인 현대차 EQ900(왼쪽). 사진/정기종 기자/
◇강원에서 남해까지…국내 지형 강자로 거듭나다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와 국내 지형에 최적화 된 대한민국 대표 럭셔리 세단을 표방한 EQ900는 국내 지역에서의 평가에 특히 신경을 쏟았다.
이를 위해 차량 개발 초기 단계부터 주요 부문 책임자들은 주기적으로 고급 경쟁차들과 비교하는 실도로 평가를 반복했다.
한국의 뉘르부르크링으로 불리는 전남 영암 F1서킷에서도 평가는 계속됐다. 승차 및 핸들링(R&H) 성능과 내구 평가 등을 통해 샤시나 차체가 받는 입력 하중과 파워트레인의 성능을 측정하고 보완했다.
고속과 헤어핀 구간에서 휠이 횡력을 견뎌내는 정도를 테스트하기 위해 1회 주행 시 서킷 20바퀴를 도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영암 서킷에서 열린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 포메이션랩에서 서킷을 달리고 있는 모습. 사진/KSF
특히, 일반적으로 내구 시험평가를 진행하거나 실제 주행 중에 급선회를 할 경우 작동하는 전자식 주행 안정(ESC) 기능을 강제로 차단하고 시험을 실시, 관련 기능 최적화에 공을 들였다.
국내 대표적 산악지역이면서 혹한지역으로 꼽히는 강원도 한계령과 대관령, 미시력, 태백, 정선 등에서의 시험도 진행됐다. 해당 지역의 특징을 고려해 운전성과 동력성능, 주행 소음, 승차감 등이 중점적으로 평가됐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 최적화 과정 역시 진행됐다. 혼잡한 서울 시가지에서 빛을 발하는 편의 기술과 오토홀딩, 제동성능을 비롯해 도심형 고속도로인 서울외곽 순환고속도로를 통해 도심 고속 주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승차감과 제동선능을 다듬었다.
이밖에도 국내 고속도로 중 노면 소음이 가장 심한 서해안고속도로, 커브가 많은 충북 단양 도로, 등판 도로 시험을 위한 충주호 도로 등을 누비며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 눈높이를 맞추는 데 주력했다.
◇전세계 어디든 차가 갈 수 있는 곳이 시험장
현대차는 제네시스가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로 자리잡게 하기 위해 다양한 조건의 해외 지역에서의 시험도 반복했다.
더위와 추위에 견고한 선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데쓰밸리, 스페인 그라나다, 사우디 담맘 등의 혹서지역과 미국 알래스카, 스웨덴 알제프로그 등 혹한지를 오갔다.
특히 북미에서도 가장 건조하고 거친 환경의 미국 데쓰밸리는 전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혹서 내구 평가를 위해 애용하는 장소로 꼽힌다.
극심한 고저차와 월 평균 49℃, 지면 최고 90℃의 온도, 66mm의 강수량은 대표 혹서지역다운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높은 고저차는 차량이 올라가면서 저단으로 변속, rpm이 계속 높아져 엔진을 비롯한 차량의 모든 부분들이 최대 부하를 받게되는 주행 조건을 부여한다.
현대차는 이곳에서 반복적 주행 시험을 통해 EQ900의 냉각 공조와 엔진 및 차량 부품 내구성 등의 평가했다.
또 미국 뉴욕과 LA 등 정체가 극심한 주요 도심지에서 AVN 성능을 포함한 주행품질을, 곡선주로와 급경사, 큰 고저차 등 악조건이 집약된 독일 뉘르부르크링을 통해 보다 다양한 조건을 대입했다.
현대차 'EQ900'이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EQ900가 두 달여간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주행한 1만여km는 일반 도로 18k만km를 달린 것과 같을 만큼 가혹한 조건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EQ900가 국내는 물론 해외 혹독한 환경 속에서의 거친 경험을 통해 주행성능과 내구성능을 철저히 검증한만큼 고급차로서 프리미엄 감성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A=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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