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기업 분사 과정을 마무리한 미국 컴퓨터 제조업체 휴렛팩커드(HP)가 예상보다 부진한 4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PC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사업이 통합된 마지막 성적이 둔화되면서 분할 체제 이후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미국 시카고에서 기술컨퍼런스 참석자가 휴렛패커
드(HP)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HP는 2015년 회계연도 4분기(8~10월)의 순이익이 1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13억3000만달러 대비 감소한 것이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93센트를 기록해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97센트를 하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257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0% 감소했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263억6000만달러를 밑돈 것이다.
이달 초 분사를 마친 HP의 마지막 통합 성적표는 상당히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다. HP는 최근 PC 시장 침체와 기업들의 수요 부진으로 PC 판매가 급격히 감소한 것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전세계적으로 사용자들이 PC에서 모바일과 온라인 네트워크로 이동하면서 PC 수요가 줄고 있다. 이에 따라 HP의 PC 판매는 5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맥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4분기 역시 힘든 시간이었다”며 “프린터와 PC 판매가 전년 대비 14% 감소해 실적에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이달 초 HP는 분할 체제로 출범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 HP에서부터 분리된 HP엔터프라이즈가 기업 하드웨어와 서비스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HP는 분할 이후 신성장 동력을 확보함에 따라 실적 개선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과 함께 빅데이터, 3D 프린팅 사업을 본격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IT기업과 아마존 등 경쟁사들 가운데 클라우드 사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를 반영하듯 실적 가이던스는 실망스러웠다. HP와 HP엔터프라이즈의 2016년 회계연도 1분기 EPS 전망치는 33~38센트, 37~41센트로 제시돼 예상치인 42센트, 43센트를 각각 하회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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