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 기자] 주택 부족기 신도시 개발 당시수준 이상의 기록적인 증가율을 보이는 주택인허가로 인해 주택과잉공급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앞뒤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편협한 전망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일단 내년 주택공급은 30%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10월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60만4340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2.3% 증가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총 71만가구가 인허가 날 것으로 예상했으며, 12월 인허가가 급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고 80만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전국 70만가구 이상 인허가는 1기 신도시를 건설할 당시인 1990년(75만378가구)이 유일하다. 또한 올해 분양물량은 48만가구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할 예정이다.
◇내년분 조기공급, 택지도 없어…주택공급 30%↓
지난 24일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택업계 CEO와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박창민
현대산업(012630)개발 상임고문은 주택공급이 기우라고 진단했다.
박 고문은 "올해 공급 증가는 금융위기 이후 줄였던 주택공급이 시장 회복에 따라 회복하는 자연스런 현상으로,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면서 "주택가격의 안정적인 상승세와 입주시점의 입주 부담이 적어 가계대출 부실 및 입주대란 문제 발생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예측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건설 대표들은 내년 예정분 중 상당수가 올해 조기 공급됐으며, 공공택지 공급이 중단돼 더 이상 분양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내년부터는 공급이 조정될 이라고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주택인허가는 48만가구, 주택분양은 34만가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각 32.3%, 29.1% 줄어든 물량이다.
◇주택보급률 100%시대, 역대최고 재건축수주…위험 여전
반면, 일각에서는 주택공급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를 계속 보내고 있다. 103%에 달하는 주택공급이 이뤄진 현재 70만가구 이상 인허가, 48만가구 이상 분양은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공급이라는 것이다.
특히. 지역별 시장 국지화가 심화되는 시점에서 일부 지역은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을 피하기 힘들 것이란 진단이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곳이 경기도다.
경기도에서 올해 승인된 주택인허가는 22만285가구로 전국 인허가량의 1/3이 몰려있다. 착공량 역시 전국 실적의 35.1%인 19만7206가구가 경기에 집중돼 있다. 경기는 작년같은 기간 대비 인허가, 착공이 각각 99.2%, 102.6% 급증했다.
1995년 전국 재고주택수는 957만가구였던데 반해 2014년 재고주택수는 1598만가구로 급증했다. 86.0%였던 주택보급률(舊기준)은 2014년 118.1%로 뛰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2104년 정부 주택공급 계획량은 74만4915가구였지만, 시장에서는 이보다 28% 많은 95만5367가구가 인허가됐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교수는 "금융위기 이후 공급 감소 누적이 지속된 것은 사실이지만 재고주택 누적 등으로 수요층도 여전처럼 두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면서 "공급이 감소해도 공급이 일시에 집중됐기 때문에 시장 충격이 더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