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이번 주말에만 전국에서 2만3000여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쏟아질예정이어서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는 27일 전국에서 24개 현장 총 2만3328가구가 분양된다. 이는 올해 1~2월 두 달에 걸쳐 공급된 2만1133가구보다 많은 수치다.
해당 물량이 차질 없이 공급될 경우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이달 물량(7만1222가구·리얼투데이)보다 5000가구가량 늘어난 7만6671가구가 이달 공급되는 셈이다. 이는 작년 11월(4만2816가구)에 비해 1.58배 증가한 수치다.
월별 기준으로 가장 적게 공급된 2월(7976가구)에 비해서는 무려 9.61배 많은 물량이다. 올 들어 10월까지 공급된 분양가구 수(38만3067가구)는 이미 작년 전체 분양가구 수(33만826가구)를 넘어선 상태다.
이처럼 막바지 물량이 쏠리는 가장 큰 요인은 공급시기가 3주 이상 늦춰질 경우 정당계약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최근 금융권에서 집단대출 발생을 꺼리고 있는 가운데 앞서 정부가 발표한 가계대출 종합관리방안까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자금 유통이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
A건설 관계자는 "연내에 분양일정을 마무리하려면 견본주택을 개관할 수 있는 시기가 이번 주말을 포함, 1~2주 밖에 안 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다"며 "자칫 해를 넘길 경우 대출규제 등으로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긴 어려울 것 같아 서두르는 업체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처럼 단기간 분양물량이 많이 몰리면서 전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수요들의 '묻지마 투자'로 청약경쟁률 허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B건설 주택사업부 관계자는 "당첨자 발표일이 동일할 경우 복수의 단지에 당첨되더라도 모두 부적격 처리가 돼 당첨이 무효가 된다"며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서도 전매를 하려는 단기 투자수요들 때문에 경쟁률에 허수가 많이 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선보인 '반포 푸르지오 써밋'의 경우 3.3㎡당 4040만원의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평균 21대 1을 기록했지만, 실제 초기계약률은 90% 이하였다.
앞서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1-2구역을 재개발하는 '아현역 푸르지오' 역시 전체 315가구 중 21%인 65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이 단지는 지난 4월 청약 당시 최고 52.1대 1, 평균 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때문에 일선 중개업소에서도 혼선을 빚고 있다. 청약률은 대체로 건설사나 시행사들의 홍보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분양권 전매시 프리미엄의 척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경기 시흥시 C공인 관계자는 "경쟁률이 높으면 그 만큼 수요가 많다는 뜻으로 여겨져 웃돈이 경쟁률이 몰리는 만큼 올라가기 마련"이라며 "요즘은 경쟁률이 높아도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아 프리미엄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내년 초 본격적인 금융규제가 시작되면 주택시장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금융권이 집단대출을 꺼리는 상황에서 가계대출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되면 잔금을 못 치르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며 "문제는 제2금융권 등으로 손을 뻗치는 인원이 늘어나고 자칫 부실로 이어진다면 앞서 2010년대 초반 겪었던 저축은행 사태와 같은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번 주 금요일 2만3000여가구의 신규 분양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고되면서 청약열기가 과열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견본주택 내. 사진/대림산업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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