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현대자동차 새 노조위원장에 박유기 후보가 당선됐다. 선거 공약으로 연내 임단협 타결을 내걸었지만 강성 성향으로 꼽히는 데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반대하고 나선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
28일 현대차 노조는 전체 조합원 4만8886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제 6대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박 후보가 2만3769표(53.41%)를 얻어 2만570표(46.17%)에 그친 홍성봉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05년 이미 노조위원장과 2009년 금속노조 위원장을 지낸 박 당선자는 10여년 만에 노조위원장직에 복귀하게 됐다.
박 당선자와 함께 꾸려질 강성 성향의 집행부 역시 2년만에 다시 꾸려지게 된다. 향후 박 당선자는 내달 첫째주 집행부 업무 인수인계 마무리를 시작으로 대의원대회 및 노조 교섭위원 교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협상 재개는 셋째주께 재돌입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9월말 전임 집행부 임기 종료로 인해 협상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상여금 통상임금과 임금피크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만큼 새 집행부 성향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강성 위원장의 선임으로 인해 향후 협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박 당선자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비롯해 기존 상여금 750%에서 800% 인상, 단계적 정년 연장 등의 공약이 사실상 회사 측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협상 중단 전 전임 집행부와 회사가 잠정합의를 마친 주간연속 2교대제 근무시간 단축안에 대해 재협상 역시 공약에 포함돼 있어 연내 협상 타결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박 당선자 측은 연내 협상 타결을 위해 통상임금 문제와 임금피크제, 주간 2교대제를 올해 임단협에서 분리시켜 내야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선자가 결정된 만큼 노조 측에서 새 집행부를 꾸리고 정리가 되면 또 다시 협상 계획이 잡힐 것"이라며 "새 당선자의 성향에 대해 회사 측이 특별히 밝힐 입장은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7일 서울고법 민사1부는 현대차 노조원 23명이 상여금과 휴가비 등 6개 항목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에서 회사가 지급할 금액만 소폭 조정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며 사실상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제 6대 현대차 노조위원장에 당선된 박유기 후보.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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